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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판사 30년새 23.6배 남중심 법원, 출산문제 눈뜨다 (일)

여판사 30년새 23.6배 남중심 법원, 출산문제 눈뜨다 (일)

Posted February. 17, 201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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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임관 당시에는 법원 식당 종업원들까지 여자 판사를 보기 위해 기웃거릴 정도였죠.(1980년 유일한 여성 신임 판사 이선희 변호사)

1980년에 단 1명만 임관할 정도로 보기 드물었던 여성 판사를 지금은 법정에서 만나는 게 신기한 일이 아니다. 2월 현재 전체 법관 2486명 가운데 621명이 여성 판사로 4명에 1명꼴이다. 법조계에 여풍()이 불면서 몇 년 뒤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 모두 여성이고, 법정 안의 유일한 남성은 피의자뿐 일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신임 판사 가운데 여성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2006년 이후로 여성 판사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2009년 신임 판사 92명 중 여성이 66명(71%)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에도 63명의 여성이 법복을 입으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70.8%를 기록했다. 4월 군 법무관을 마치고 임관하는 남성 판사들을 포함해도 매년 새로 탄생하는 판사의 절반 정도가 여성이다.

여성 판사가 늘면서 법원의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남성 판사들이 대부분일 때 재판이 있는 날 저녁에는 여성 판사도 어울려 다같이 술을 마시는 문화가 일반적이었다. 이선희 변호사는 술자리에서 여성 판사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웬 여자가 남성들 사이에 끼어들었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여성 판사의 증가가 법원의 회식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최근에는 회식을 해도 가볍게 식사를 하거나 담소를 나누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여성 판사에게 가급적 형사 사건을 맡기지 않는 등 차별도 있었지만, 지금은 보이지 않는 차별은 대부분 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여성 판사는 법원 내 여성 판사가 늘면서 여성 판사라고 무조건 배려하기보다는 오히려 남성 판사와 동등한 직장 동료로 보고 합리적으로 업무 분담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각 법원은 원칙 없이 임시방편으로 해결하던 여성 판사들의 출산, 육아 문제를 법원 자체적으로 원칙을 세워 제도화하기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임신한 여성 판사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임신과 출산 전후 2개월 동안 사건 배당을 절반으로 줄이는 제도를 지난해부터 도입했다. 또 사무분담을 할 때 임신한 여성 판사는 업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민사 신청 사건이나 약식 재판부 등에 배치하고 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