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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련은 축하파티, 민단은 규탄시위 (일)

Posted February. 17, 201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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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하루 앞둔 15일 일본 도쿄에서는 대조적인 두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는 이날 오후 도쿄 지요다() 구에 있는 총련본부에서 생일 축하 파티를 열었고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과 대북 인권 시민단체 등은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김정일 규탄 시위를 벌였다. 친북단체와 반북단체가 공존하는 도쿄의 특수성이 빚어낸 현상이다.

총련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경 열린 생일 축하 파티에는 총련 관계자 400500명이 참석했다. 한 총련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조국해방전쟁(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조국이 경제건설과 강성대국을 향해 잘 나가고 있다며 조선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잘 대처하고 조일(북일) 친선도 추진해 나가자는 얘기들이 오갔다고 전했다.

생일 파티 참석자들이 총련본부로 들어서고 있던 오후 4시 반경 민단 관계자 수십 명은 차가운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총련본부 건물 맞은편에서 반()김정일 항의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총련은 김정일을 맹종하지 말라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민단은 현장에서 낭독한 항의문을 통해 총련이 인권을 유린하는 김정일 체제에 대한 항의는 하지 않고 김정일 생일 축하라는 망동을 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굶어죽는 북한 주민을 구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북 인권단체 회원 10여 명도 오후 5시경 총련본부 앞에 모여 총련은 북한의 민주화를 촉구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해체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노펜스(No Fence)와 일본인 납치관련 단체인 구출회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 북한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김정일 체제를 타도하고 북한에 자유를이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통해 김일성김정일 체제는 과거 65년간 이웃 국가를 위협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외국인을 납치하는 등 용서하지 못할 행위를 거듭해 왔다며 김정일 체제를 타도하고 그 추종자를 배제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일부 회원은 이 선언문과 함께 탈북자 문제를 고발한 영화 크로싱의 DVD를 총련 측에 전달하려다 충돌을 우려한 일본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노펜스의 송윤복 사무국장은 평소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해오던 사람들이 김정일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인권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행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총련의 김정일 생일 파티는 해마다 해오던 행사이지만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민단과 대북 인권단체 등이 규탄 시위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 민단의 김철삼 조직국 부국장은 올해는 특히 북한의 기아상태가 심해 많은 주민들이 굶어죽는 마당에 해외에서는 총련이 김정일 생일 파티를 한다고 하니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윤종구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