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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박찬구, 타이어-박삼구 체제로 (일)

Posted February. 09, 20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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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은 지주회사 격인 금호석유화학의 경영을 박찬구 전 금호그룹 화학부문 회장 부자와 고 박정구 명예회장 장남인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박삼구 명예회장 부자는 금호타이어의 경영을 맡는다.

금호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8일 오너 일가가 계열사 주식 전부와 부동산을 담보로 내놓고 의결권 및 처분권 위임 동의서를 채권단에 넘긴다는 합의서를 제출함에 따라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향후 3년(최대 5년) 동안 인정하고 계열사들을 분리 경영토록 했다고 밝혔다. 오너 일가의 3개 가계가 채권단의 교통정리로 관할 기업을 분할함에 따라 금호그룹은 구조조정의 결과에 따라 계열분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금호 그룹 계열분리 수순 밟나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8일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대주주 책임 문제에 대해 오너 일가와 막판에 합의했다며 오너 일가는 보유한 주식 전체에 대해 의결권 및 처분권을 채권단에 위임하고 집을 제외한 모든 부동산을 담보로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호 오너 일가의 주식 및 부동산은 모두 합쳐 25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금호 오너 일가 일부도 참여했다.

양측이 합의한 바에 따라 금호석화 및 금호석화의 직접 지배를 받는 계열사의 경영권은 박찬구 전 회장 부자와 창업주의 차남인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 박철완 그룹 경영전략본부 부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다만 금호석화가 지배하는 계열사 중 아시아나항공은 지분 환원을 둘러싼 논쟁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우리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이 금호석화에 넘긴 아시아나 지분 12.7%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 명예회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영을 맡고 지금처럼 금호그룹 전체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김 수석부행장은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금호산업 및 나머지 계열사의 경영권은 추후 채권단이 정하는 바에 따르기로 했다며 박 명예회장은 금호산업 등의 경영권을 결정하기 전까지 채권단과 협의하며 경영을 지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박찬구 전 회장이 금호석화를, 박삼구 명예회장이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및 나머지 계열사를 경영하면서 점차 계열분리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규자금 3800억 원 투입협력업체 줄도산 피할 듯

금호 오너 일가는 지난해 말 부실경영 책임을 지고 보유지분을 내놓기로 했으나 박찬구 전 회장 등 일부가 주식 처분 위임장 제출을 차일피일 미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금호 일가가 산업은행이 통보한 데드라인을 하루 넘겨 사재출연을 약속하면서 채권단이 약속한 3800억 원의 신규자금이 설 연휴 전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투입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들의 줄도산도 피할 수 있게 됐다.

채권단은 가능한 이른 시일에 금호산업에 2800억 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9일 채권단 동의 절차가 마무리되고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가 제출되는 즉시 1000억 원이 투입된다.

채권단은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 문제와 함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이 마무리되면서 금호 계열사에 대한 경영정상화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 문제도 15곳이 산은의 제안에 동의하고 2곳이 남았다며 이번 주말까지 남은 곳을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원재 김현지 peacechaos@donga.com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