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무기를 수출하려다 또 적발됐다. 12일 태국에서 적발된 항공기에는 미사일과 로켓포 등 35t의 무기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 1874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 무기 수출에 매달리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유엔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로 6월 소형무기를 제외한 모든 무기와 관련 물자의 수출을 금지했다.
북한이 무기 수송에 항공기를 이용한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북한은 선박 감시가 강화되자 국제사회의 눈을 속이기 위해 항공 수송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8월에는 아랍에미리트가 이란으로 향하던 제3국 선박에서 북한 무기를 압류했고, 9월에는 부산에서 방호복을 비롯한 북한 관련 화물이 적발됐다. 6월에는 무기를 선적한 것으로 의심받던 북한 선박 강남1호가 미얀마로 향하다 미군 함정의 추적을 받자 회항했다. 북한이 무기 수송수단을 다양화하면서 하늘과 바다에서 숨바꼭질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무기 수출을 위해 북-미 대화를 방패막이로 이용하는 잔꾀를 부렸다. 태국에서 적발된 항공기는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방북을 마치고 떠난 이틀 뒤 평양공항을 출발했다. 북한은 보즈워스 대표가 평양에 머무는 동안 무기를 옮기고 그가 떠난 직후에 출발시켰다.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미국의 감시가 소홀해지리라고 기대한 것일까. 미국 대표를 불러놓고 뒤편에서 무기 수출을 기도한 북한이 진정으로 북미 화해에 나섰다고 믿기도 어렵다.
유엔의 대북 제재 1718호와 1874호는 핵과 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막기 위한 비상대책이다. 이번 일을 보더라도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늦추거나 경각심을 풀어서는 안 된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무기를 파는 북한이기에 WMD 수출을 수지맞는 사업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노골적으로 우라늄 농축을 확대하고 있는 이란의 사례에서 보듯 핵무기와 기술에 대한 국제적 수요가 엄연한 존재한다.
다행히 유엔 결의 1718호와 1874호를 실천하기 위해 여러 나라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태국도 미국의 정보 제공에 따라 북한 무기를 실은 그루지야 국적의 항공기를 억류하고 무기를 압수했다. 미얀마도 강남1호의 입항을 거부했다. 국제사회가 결연하게 대응해야 유엔 결의를 무시하고 무기 수출을 계속하는 북한의 평화파괴 행위를 봉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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