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엔고 쓰나미 공황에 빠진 일수출업체

Posted November. 28, 2009 09:08,   

日本語

27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가 이틀 연속 이어지면서 일본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희비가 뚜렷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 수출이 회복되면서 경영개선 조짐을 보이던 일본 수출업계는 엔고 쓰나미로 바싹 얼어붙은 반면 수입업계는 엔고 환원 세일에 나서고 있다. 엔고 환원 세일이란 엔고에 따라 수입품의 국내 가격을 종전처럼 유지하면 추가 이득이 발생하는 만큼 이 부분을 고객에게 환원해주겠다는 뜻이다.

엔화가치 급등이 일본 수출업계에 미치는 타격은 심각하다. 일본 수출기업들은 올해 하반기(712월) 예상환율을 달러당 90엔대로 한차례 낮춰 잡았지만 또다시 80엔대로 떨어지자 속수무책이라는 반응이다. 수출기업들은 상대 기업과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똑같은 양을 수출하고도 실제 벌어들인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예상환율을 90엔으로 하향수정한 도요타의 경우 달러에 대한 엔화가치가 1엔 상승(엔-달러 환율 하락)할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300억 엔(약 4100억 원)씩 줄어든다. 도요타는 하향조정한 예상환율에 따라 올해 회계연도 영업 손실이 7500억 엔에서 3500억 엔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엔고로 인해 실적개선이 불투명하게 됐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전자업계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해외매출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는 파나소닉은 엔화 가치가 1엔 오를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20억 엔씩 줄어들고, 소니와 샤프도 1엔 오를 때마다 각각 10억 엔씩 영업이익이 감소한다.

사사키 노리오() 도시바 사장은 이날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와 같은 엔고가 지속되면 대기업조차 사업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네오카 쇼지() 신일본제철 회장은 어떤 정책을 구사해서라도 엔고를 저지하지 않으면 일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수입업체와 여행사들은 엔고로 인해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낮추는 등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들어간다. 수입구두 유통업체인 ABC마트와 수입와인 업체들이 이날부터 엔고 고객환원 세일을 시작했고 유통업체인 이토요카도는 다음주부터 할인에 들어간다.

한편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거래된 엔-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엔화 수요가 몰리면서 84.80엔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약간 회복됐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