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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부장 일기 속 2000억 대여금은?

Posted October. 10, 200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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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공금 1898억 원을 횡령한 동아건설 자금담당부장 박모 씨(48)가 도피 도중 쓴 일기에서 밝힌 2000억 원 대여금의 실체를 둘러싸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 씨가 7월 8일 경찰 조사를 피해 잠적한 뒤 보름여 동안 쓴 일기에는 계열사에 2000억 대여금은 횡령이 아닌가. 그 돈이 회사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나도 나쁜 놈이지만 회사도 문제가 많다고 적혀 있다. 박 씨가 일기에서 밝힌 계열사는 동아건설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2001년 파산한 동아건설은 지난해 3월 프라임그룹에 인수됐으며 현재 프라임개발의 계열사로 돼 있다.

동아건설 측은 일기장에 적힌 2000억에 대해 프라임그룹이 동아건설을 인수할 때 은행융자를 받고 인수 후 동아건설에 있던 자금으로 은행 빚을 갚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여금이라고 해명했다. 동아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동아건설 재무제표 감사보고서를 보면 단기대여금 780억 원뿐만 아니라 미수금 1097억 원, 미수수익 10억 원, 장기보증금 200억 등 총 2000여억 원이 대여된 것으로 공시됐다며 김 씨 입장에서 회사가 인수되고 돈이 빠져나가자 뭔가 빼앗기는 느낌을 받아서 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씨가 빼돌린 돈의 일부를 포함한 동아건설 자금이 프라임그룹으로 흘러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돌고 있다. 프라임그룹은 부실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대규모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 지난해 검찰수사를 받았다.

한편 9일 이 사건이 경찰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송치됨에 따라 김준규 검찰총장은 특별전담반을 편성해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이 사건 수사를 위해 이정만 형사3부장을 팀장으로 하고 검사 3명, 수사관 7명,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파견된 수사관 6명 등 모두 17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을 편성했다. 검찰은 박 씨가 횡령한 돈의 흐름을 추적해 이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모두 밝혀낼 방침이다. 수사과정에서 추가 횡령 사실이 드러나거나, 박 씨 외에 다른 곳으로 돈이 흘러간 사실이 포착되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윤종 전성철 zozo@donga.com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