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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일 체제가 북 주민 350만 명 굶겨 죽였다

[사설] 김정일 체제가 북 주민 350만 명 굶겨 죽였다

Posted August. 10, 200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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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탈북해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황장엽(86) 전 조선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북한의 변화와 민주화를 촉구하는 행보를 다시 시작했다. 황 씨는 지난 주 언론사 가운데는 처음으로 동아일보사를 방문해 기자들에게 북한의 실상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외전략을 설명하면서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북한 정권의 핵심부에 있다가 탈북해 남한 체류를 통해 양쪽을 비교하며 객관적인 정세판단을 하게 된 황씨의 분석과 제언은 정부와 국민이 귀담아 들을 만하다.

황 씨는 김정일 정권을 수백만의 주민을 굶겨죽이고, 온 나라를 감옥으로 만들고, 수많은 탈북자들이 외국을 떠돌다 죽게 한 반역 정권으로 규정했다. 그는 1995년 노동당원 5만 명을 포함해 50만 명이 죽었고, 96년에는 11월 중순까지 100만 명이 사망했다는 통계를 북한 고위관리로부터 직접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북한 주민 350만 명 아사()는 추정이 아니라 북한 당국의 공식집계였던 것이다.

김 위원장은 2400만 전체 주민의 10분의 1이 넘는 숫자가 굶어죽었는데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물론 죄의식도 느끼지 않고 있다. 올 들어서는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발사 도발을 감행해 국제사회가 식량지원을 중단하면서 오히려 주민의 배를 더 고프게 만들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600만 명 이상의 북한 주민들이 올 가을 추수 때까지 식량난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로라면 대량 아사 사태가 재발할 수도 있다. 굶어주는 주민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정권 유지에만 골몰하는 패륜적인 북한 정권은 이제 3대 세습을 획책하며 탈북자와 북한 주민을 절망으로 몰아놓고 있다.

황 씨는 미()해방지구의 우리 국민인 북한 주민을 구하기 위해선 김정일 정권을 존중하는 척 하면서 멀리하는 경이원지() 전략으로 대응해 정치적 사상적 경제적으로 고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우리 정부 탓으로 돌리며 무조건적인 대화를 요구하는 친북세력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렸다. 황씨는 민간 비정부기구(NGO)와 탈북자들을 통한 북한 민주화 운동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황 씨는 지난 해 8월 이명박 정부가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하고 집필과 강연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비로소 북한과 우리 정부를 향해 진실을 말할 수 있게 됐다. 좌파 정권 10년의 햇볕정책은 우리 국민에게 저들의 추악한 모습이 제대로 알려지는 것조차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