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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할머니 호흡 정상상태 유지 한달 넘기면 장기생존 가능성

김할머니 호흡 정상상태 유지 한달 넘기면 장기생존 가능성

Posted June. 25, 200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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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음으로 연명치료 중단 방식의 존엄사가 공식 시행된 김옥경 할머니(77)가 인공호흡기 제거 후 하루가 지난 가운데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24일 오후 2시 현재 김 할머니의 산소포화도가 96(정상 95% 이상), 분당 심박동 수는 92회(정상 60100회), 호흡수는 분당 1619회(정상 18회) 등 호흡기를 떼어내기 이전과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창일 연세대의료원장은 앞으로 2주에서 한 달이 환자에게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며 이 시기만 무난히 버틴다면 자발호흡이 가능한 식물인간인 존엄사 가이드라인 3단계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기만 무사히 넘기면 장기간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호흡기를 떼면 3시간 내 임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던 당초 예상과 달리 김 할머니가 정상 상태를 유지하면서 지난달 21일 대법원에서 사망임박 단계로 판단해서 호흡기를 제거하라고 한 근거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예상된다.

박 원장은 당시 대법원에서는 S병원과 A병원에서 사망임박 단계라는 내용으로 제출한 환자 상태 감정서에 대한 의견을 들어 판단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 당시 우리 병원은 환자가 자발호흡이 없는 식물인간으로 사망임박 단계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할머니가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발호흡이다. 당초 의료진은 자발호흡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몇 시간 안에 사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예상과는 달리 일반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호흡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 측은 김 할머니의 상태가 아직까지는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주치의인 박무석 교수는 중환자이면서 나이가 많은 경우 폐렴에 걸리면 1, 2일 안에 사망할 수 있다며 장기간 누워 있는 환자는 혈전이 생겨 심장마비나 부정맥으로 갑자기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환자가 호흡기를 뗀 불안정한 상황이 안정화가 되려면 최소 2주에서 한 달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김 할머니의 생명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가래로 인한 폐렴 가능성이다. 인공호흡기를 달았을 때는 기관지 아래까지 쌓인 가래를 석션을 통해 없앴지만 지금은 기관지 윗부분 가래만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가래가 쌓이면 기관지를 막는 기도폐색이 생길 수 있고 그 부분에 세균이 증가해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병원 측은 1, 2시간 간격으로 환자에게 석션을 해주고 있다.

김 할머니가 출입이 제한된 중환자실에서 일반인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1인실로 옮기면서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위험 요인이다.

박 의료원장은 환자 감염을 막기 위해 최대한 사람 출입을 제한하겠다며 폐로 음식이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환자 식사는 최대한 천천히 주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김 할머니에게는 정기적으로 영양이 공급되고 있으며 심장과 신장에 손상도 없는 상태다. 그러나 숨이 막히는 증상이 생기더라도 인공호흡기를 넣거나 기관지를 절개하는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박 의료원장은 대법원의 판결과 가족의 요구사항이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는 것인 만큼 이러한 의료행위는 판결 요구에 반하므로 할 수 없다면서 대신 다른 약물치료를 통해 제한적인 응급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남윤서 likeday@donga.com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