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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연구 시작은 창대했으나

Posted March. 11, 200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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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가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배아줄기세포 개발 전쟁이 본격화됐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일찍 뛰어들었지만 논문조작사건으로 손발이 묶여 버린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과 일본은 정부 지원의 날개를 달고 질주하고 있다.

미국은 주정부 차원의 연구 지원을 꾸준히 해 왔다.

2007년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만 연간 3000억 원을 투자해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고 국가적으로 1조 원이 넘는 돈을 이 연구에 쏟아 부은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도 2007년에 1390억 원을 투자했다. 미국과 영국은 줄기세포 관련 고급 원천기술특허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있다.

일본은 역분화 유도줄기세포 연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역분화 유도줄기세포는 다 자란 세포를 분열초기 배아단계로 역분화해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으로, 배아줄기세포의 윤리적 문제를 극복한 기술이다.

특히 2007년 교토대 연구진이 암 유발 가능성을 현저히 낮춘 역분화 유도줄기세포 기술을 수립한 이후 이 분야에만 4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2월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재개를 승인해 달라는 차바이오텍의 요청이 일단 보류됐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제목과 연구용 난자 확보 방안 등을 수정 보완해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보건복지가족부와 생명과학계 등에 따르면 위원회는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계획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심의 때 보류된 것은 몇 가지를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재심의 때 승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4월 중 전체회의를 소집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수정란 배아줄기세포에 대해서만 진척을 보이고 있다. 2007년 말 수정란 배아줄기세포주는 59개 정도.

그러나 최근 과학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역분화 유도줄기세포에 대해서는 이제 막 연구가 시작된 수준이다.

논문조작사건 등이 있었지만 꾸준히 연구를 수행해 그나마 일정 수준은 지키고 있다는 평가다.

2007년 1월호 셀스템셀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의 배아줄기세포 관련 논문 발표 건수는 미국 이스라엘 영국 싱가포르에 이어 5위를 점했다. 성체줄기세포를 포함하면 14위 정도다.

전문가들은 기술개발 투자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오일환 가톨릭대 기능성세포치료단장은 줄기세포 연구는 전쟁이고,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 분야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좀 더 집중적이고 전향적인 연구와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실용성도 좋지만 기초 연구에 좀 더 많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줄기세포 분야의 세계 추세는 기초연구로의 회귀라며 임상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초연구 기반을 다지지 않으면 상용화는 더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줄기세포의 신뢰성에 관한 국가적 인증 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됐다.

정형민 차바이오텍 대표는 국내 줄기세포를 가지고 연구하면 미국 영국 등에서 미국 영국 줄기세포를 이용해 재현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신뢰가 없다며 국가 차원의 배아줄기세포 등록검증 시스템부터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