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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매국노

Posted July. 10, 2008 08:44,   

우리 역사상 대표적인 매국노()로 조선시대 말 학부대신(교육부장관)과 총리대신(국무총리)을 지낸 이완용이 꼽히곤 한다. 그는 조선을 일제()에 팔아넘긴 을사 5적 중의 한사람이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조선통감으로 부임한 이토 히로부미를 스승으로 부를 정도로 일제에 빌붙어 백작과 후작 작위까지 받았다. 매국의 대가로 거액의 사례금도 챙겨 당시 고종 황실에 이은 조선 제2의 부자가 되기도 했다. 한 때 그의 땅은 여의도의 두 배였다.

이완용도 처음부터 그런 인물은 아니었다. 1896년 창립된 독립협회의 초대 위원장과 회장으로서 열강의 각축 속에 놓인 조선의 독립을 위해 고민하기도 했다.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독립문의 현판 글씨도 그가 쓴 것이다. 주미 대리공사를 지낸 그는 원래 친미파였는데 이토통감을 만나면서 친일파가 됐다고 한다. 1919년 31운동 때는 진압방안을 내놓고 의병토벌에 앞장섰는가 하면 세 차례나 경고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1926년 마지막 가는 길도 일제 덕분에 국장() 못지않게 화려했다.

매국노는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나라의 주권이나 이권을 남의 나라에 팔아먹는 사람이다. 이완용은 종묘사직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분과 일본 대세론을 내세워 자기 행동을 합리화했지만 그의 행적은 부()와 권력을 지키기 위한 사사로운 것이었음을 숨길 수는 없었다. 이토와 합작으로 시()를 써 일본과 조선이 한 집을 이루니 천하가 봄이로다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나라를 팔아 명예와 재산, 권력을 모두 얻고서도 부끄러운 줄을 몰랐다.

미국 쇠고기 재협상을 고집하는 세력은 이명박 대통령, 농림수산식품부 정운천 전 장관 및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 3대 일간지, 조용기 목사를 광우병 5적으로 낙인찍었다. 나라를 미국에 팔아먹은 매국노라는 것이다. 장관 고시()가 발표된 날을 국치일()로 명명하기도 했다. 쇠고기 협상 실무주역이었던 민동석 농식품부 정책관은 사표를 내면서 직원들에게 평가를 역사에 맡기겠다고 했다. 광우병 괴담을 퍼뜨리고 상습적인 불법시위와 파업으로 나라 경제와 민생을 더욱 어렵게 만든 운동꾼들이야말로 훗날 매국노 소리를 듣지 않을까 두려워해야 한다.

육 정 수 논설위원 soo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