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빅3로 불리는 한국전력 주택공사 토지공사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문화체육관광부 노동부 보건복지여성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의 공기업 사장과 산하단체장이 줄줄이 보따리를 싸고 있다. 대부분 노무현 정부 시절 정치적 배려에 따라 선임됐거나 전문성이 없는 인물이 낙하산으로 임명된 경우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까지도 정치적 보은 인사, 코드 인사로 공공부문을 채워서는 안 된다. 작은 정부와 공기업 개혁은 이 정부가 추진해야 할 핵심 과제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을 뒷받침하는 공공부문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기는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이 정부의 대표적 공약인 공공부문 개혁이 물 건너갈 우려가 있고, 그렇게 되면 좌파 패거리주의가 우파 패거리주의로 바뀔 뿐이다.
코드 낙하산 사장은 정통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전문성조차 인정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노조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조직의 방만성을 조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기업 노조들과 기존 간부들은 낙하산 다루기의 선수들이다.
노 정부도 초기에는 업무 전문성을 중시하는 인사를 하는 듯하다가 결국 낙하산 인사를 남발했다. 나중에는 의식이 마비돼 공기업이 코드 정치인의 먹자판으로 바뀌었다. 노 대통령이 경험 부족이 오히려 장점이라고 궤변을 늘어놓기에 이르렀다. 이 정부가 노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확고한 원칙을 제시하고 이를 지켜야 한다.
청와대와 여권은 공공부문과 정부, 청와대 인사에서 총선 낙선자들은 원칙적으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민의의 심판을 이미 받았다는 논리다. 이는 타당하다. 조각()과 청와대 수석 인사 때와 같은 실책을 되풀이한다면 민심이 정부를 떠날 것임을 각오해야 한다.
이번 공공부문 인사가 더 중요한 것은 임기 초에 강력한 공공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을 등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낙하산 때문에 공기업의 방만 부실 경영이 개선되지 못한다는 평가가 또 나온다면 노 정부와 다를 게 없게 된다. 시장경제를 튼튼하게 하고 민생을 살찌울 수 있는 유능한 인물들을 골라야 한다.
임기 초반에 이루어지게 된 대폭적인 공공부문 인사는 이 정부의 개혁성 여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 노 정부에서 정치권 낙하산 인사를 신물 나게 경험한 국민은 이번에야 다르겠지하는 심정으로 공공부문 인사를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