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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사회 등친 짝퉁 인생들

Posted February. 11, 200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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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대학 사회교육원 교수인 황모 씨는 1999년부터 개인 홈페이지에 사회교육원(2년제)에 들어오면 자매결연을 한 4년제 필리핀 기독교 대학의 학위를 받아서 학사장교에 임관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 광고를 보고 이 대학의 사회교육원 소속 경호비서학과 2년 과정을 수료한 27명의 학생은 필리핀 학위를 받기 위해 1인당 5200달러(약 470만 원)를 냈다. 하지만 이들은 필리핀에 머물며 정상적인 수업을 받지 않은 채 가짜 학위를 받았다. 필리핀의 대학은 황 씨가 아는 이모 목사가 세운 학교로 돈이 없어 학교 운영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가짜 학위로 육군 학사장교 후보생에 지원해 합격한 사람이 23명. 이 가운데 2명은 장교에 임용된 뒤 전역까지 했다고 한다.

검찰은 황 씨가 육군 여성정책자문위원이라는 직책을 이용해 이 같은 일을 꾸몄다며 황 씨와 이 목사를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했다.

육군 검찰은 지난해 10월 가짜 증명서를 제출해 학사장교로 임관한 현직 장교 13명의 임용을 취소하고 군사법원에 기소했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 말까지 황 씨처럼 학위 및 자격증 위조 사범으로 모두 215명을 적발해 6명을 구속 기소했고 209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위조 유형은 다양했다.

나 Y대 나온 사람이야 학력 위조 뒤 취업=전북 군산시의 한 입시학원에서 국어강사로 일한 정모 씨. 말솜씨가 좋은 데다 서울 Y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자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학원생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정 씨의 졸업장은 서울 종로구 청계천 상가에서 11만 원을 주고 만든 짝퉁 학위였다. 정 씨는 사문서 위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회사원 서모 씨는 높은 토익(TOEIC) 점수로 원하던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TOEIC 성적표는 컬러프린터로 위조된 가짜였다. 위조 사실이 드러나자 서 씨는 회사에서 쫓겨났고 형사 처벌도 받게 됐다.

학위는 위조, 논문은 대필=조모 씨는 인가받지 않은 N대학을 미국에 설립한 뒤 정규 대학과 동등한 학위를 준다고 국내에 소개했다.

이를 보고 입학한 17명에게 조 씨는 등록금 명목으로 총 3450만 원을 받았다. 또 자연 치유 전문강사 양성과정을 열어 수업료로 21명에게서 총 5250만 원을 받아 가로챘다. 조 씨는 피해를 본 입학생의 신고로 지난해 말 구속됐다.

회사원 양모 씨는 논문 대필업자 이모 씨에게 돈을 주고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을 대신 써달라고 했다. 양 씨는 이 논문을 자신이 쓴 것처럼 속여 석사학위를 받았다가 덜미를 잡혔다.

의사 변호사 사칭 행위=경남 창원시에서 산부인과 원장으로 일한 김모 씨는 병원 수입이 신통치 않자 2006년 초부터 병원 홈페이지에 자신을 의학박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실제로 전문의 과정만 수료했고 박사 학위는 없었다. 김 씨는 검찰의 특별 단속에 걸려 의료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검찰은 또 김 씨를 비롯해 한의사, 건축사, 변호사 등 전문직 자격증 없이 이를 사칭하거나 자격증을 빌려 관련 업무를 한 123명을 적발해 입건했다.



이종식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