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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미FRB 전 의장 회고록서 전현직 대통령 촌평

그린스펀 미FRB 전 의장 회고록서 전현직 대통령 촌평

Posted September. 17, 2007 03:12,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18년 동안 이끌었던 앨런 그린스펀(사진) 전 의장이 회고록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을 혹독하게 비판한 반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극찬했다.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경제 대통령으로 불렸던 그린스펀 전 의장은 평생 공화당원.

15일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의장은 17일부터 발매되는 회고록 격동의 시대: 신세계에서의 모험을 통해 부시 대통평과 공화당에 대해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균형재정, 작은 정부 등 보수주의의 기본 원칙을 저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의회에서 방만한 재정지출이 뒤따르는 법안이 통과됐을 때 부시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권고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이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때 균형재정으로 돌아섰던 미국 국가재정은 천문학적인 적자로 되돌아갔다는 것.

그린스펀 전 의장은 공화당은 권력 때문에 원칙을 저버렸지만 결국에는 모두(권력과 원칙)를 잃었다며 공화당이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당연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FRB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점은 칭찬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대선 공약 이행과 이데올로기에만 집착했으며, 경제정책의 영향에 대해선 무관심한 대통령으로 평가했다.

그는 2000년 대선에서 딕 체니 부통령이 당선됐을 때 긴축재정과 자유시장의 이상을 진전시킬 기회를 맞았다고 생각했지만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회고했다.

반면 민주당인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선 경제수치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였고, 장기적 경제성장을 염두에 두고 원칙이 있는 경제정책을 펼쳤다고 극찬했다.

그는 클린턴 대통령 취임 직후 재정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금융위기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으며, 클린턴이 이를 수용해 과감한 긴축재정을 펼쳐 대규모 재정흑자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르윈스키 스캔들이 터졌을 때는 매우 실망스럽고 서글펐다고 회고했다.

그는 재임기간에 지나치게 낮은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해 부동산 거품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공산주의의 붕괴를 원인으로 돌렸다. 공산주의가 붕괴하면서 세계시장에 수천만 명의 신규 노동력이 유입돼 임금과 물가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했고 결국 저금리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다른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있다.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지극히 평범한 대통령으로 평가했다. 지미 카터 대통령에 대해선 우리는 단지 우연히 한두 번 만났을 뿐 결코 조화를 이룰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보수주의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견지해 그에게 끌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 책을 집필하면서 800만 달러(약 76억 원)를 선금으로 받았다.

한편 백악관 측은 그린스펀 전 의장의 방만한 재정운용 비판에 대해 테러와 싸우고 미국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지출한 점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공종식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