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궐선거 참패 후 내홍에 빠진 한나라당의 강재섭(사진) 대표가 30일 당의 자정기능을 강화하고 당 중심의 경선체제와 외연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당 쇄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전재희 정책위의장이 이날 사퇴하고 홍준표 전여옥 의원과 일부 소장파 의원이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후폭풍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가 물러나면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내 갈등과 혼란이 증폭될 것이고 자칫 당이 깨질 수도 있다며 대표직 사퇴를 거부했다. 그는 이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경선이 끝나면 대선 후보와 협의해 대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좀 더 지켜보자고 했으나 캠프 내부에서는 쇄신안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은 강 대표의 쇄신안에 대해 책임 있는 결정을 하셨다. 한나라당이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큰 지도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며 지지를 표시했다.
한편 강 대표의 쇄신안을 보고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던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거취 표명을 유보했다. 이 전 시장의 측근인 이 최고위원이 사퇴할 경우 강 대표 등의 현 집단지도체제는 사실상 막을 내리고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훈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