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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학법 재개정, 종교계-종교계 차별 말라

[사설] 사학법 재개정, 종교계-종교계 차별 말라

Posted February. 28, 2007 06:53,   

열린우리당이 다음달 6일까지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하기로 한나라당과 합의했다. 2005년 12월 열린우리당이 강행 통과시켰던 사학법 개정안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전부터 주장해온 내용 그대로였다. 대표적 독소조항인 개방형 이사제도 사립학교 이사회에 외부인사를 참여시켜야 한다는 전교조의 논리에 따른 것이었다. 사학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외부 세력이 학교운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한 악법이었지만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개혁 입법이라고 자화자찬했고, 법통과 직후엔 서로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다.

그런 열린우리당이 태도를 바꾼 것은 종교계의 반발 때문이다. 기독교계는 22일에도 반대 집회를 열어 100여명이 삭발을 했다.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도 목사님들이 삭발하는 민망한 상황에서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재개정에 동의한 이유가 종교계의 반발 때문이라면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선 벌써 12월 대선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종교계와 계속 등을 돌릴 수 없다는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것 같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종교계 사학에 한해 건학이념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종단이 개방형 이사의 2분의 1을 추천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치졸한 편 가르기 행태이다. 사학의 76%를 차지하는 비()종교계 사학들은 건학이념을 무시당해도 좋다는 말인가.

열린우리당은 개방형 이사제를 유지하면서 사학 측이 개방형 이사의 자격요건을 정관에서 정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사적() 영역의 자율 결정권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개방형 이사제는 수정이 아닌 폐지가 당연하다. 한나라당도 어정쩡하게 타협할 일이 아니다.

열린우리당은 2004년 이후 사학법이라는 허상에 매달려 다른 교육정책을 방치하다시피 했다. 그사이 학교경쟁력은 퇴보를 거듭했다. 그럼에도 열린우리당은 사학법이 지닌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표 계산에 급급하다. 열린우리당은 재개정 협상에 앞서 우리 교육의 잃어버린 3년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