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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일부 전효숙 뒷바라지 지쳤다

Posted November. 17, 2006 06:55,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을 둘러싸고 파행을 겪던 국회가 16일 일단 정상화됐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담을 열어 전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30일 이후로 미루기로 하고 송민순 외교통상부, 김장수 국방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이날 시작했다.

국회가 일단 정상화되기는 했지만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둘러싼 여야의 태도는 앞으로도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이 때문에 30일 이후 여야 대치 상황이 재연되고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또다시 제자리걸음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때가 9월 7일, 전임 윤영철 소장이 퇴임해 헌재 소장이 궐위된 때가 9월 15일이다. 벌써 석 달째 헌재 소장이 공석이다. 장기간의 헌재 소장 공백 사태는 1차적으로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청와대와 여당이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방법은 없다. 한나라당은 실력저지 하겠다는 것이고, 민주당 민노당 국민중심당 등 비교섭단체 야3당도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는 여당에 협조할 수 없다는 태도다.

이 때문에 여권이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기약 없이 미뤄 놓은 것 자체가 전 후보자 외의 대안을 강구하기 시작했음을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주호영 공보부대표는 여야 원내대표의 국회일정 관련 합의문이 양당은 헌재 소장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해 29일까지 협의한다고 돼 있음을 지적하며 합의문에 전효숙이란 이름이 없는 점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앞으로 여당과 협의할 임명동의안은 전 후보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헌재 소장에 임명하기 위한 동의안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한걸음 나아가 전 후보자가 이미 사퇴 의사를 비쳤는데 청와대가 이를 막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도 청와대 인사 문제를 뒷바라지하는 데 지쳤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전 후보자 개인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언제까지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을 것이냐고 했고, 한 비상대책위원은 이미 망가진 분이 헌재 소장이 된들 뭐하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나라당 외의 야당에서도 전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전 후보자의 자진사퇴가 가장 현실적인 최선의 방안이라고 압박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전 후보자를 헌재 재판관에 임명하지 않고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전 후보자를 헌재 소장에 임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헌재 재판관에 임명해야 하나 이를 미루고 있는 것.

결국 공은 정치권의 미아가 되고 있는 전 후보자에게 넘어간 형국이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