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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사설카지노 차려 1300억 챙겨

Posted September. 12, 200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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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150여 평 규모의 카지노에서 도박게임 바카라를 즐기던 회사원 안모(43) 씨는 하룻밤 사이 500만 원을 잃었다.

카지노를 나서려던 안 씨에게 사채업자가 다가왔다. 빌린 돈은 나가기 전에 이율 10%를 붙여 갚는 게 원칙. 안 씨는 현재 4억5000만 원의 빚더미에 앉아 있다.

사설 카지노를 운영한 김모(39) 씨와 도박장에서 사채놀이를 한 K(39) 씨는 이런 방법으로 도박장 개장 2005년 11월부터 2006년 9월까지 무려 1300억 원을 벌어들였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설카지노를 운영하며 조직폭력배를 후원하는 사채업자까지 고용해 1000억 원대 수익을 챙긴 혐의(도박장 개장 등)로 김 씨 등 3명을 11일 구속하고 딜러와 손님 등 6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판돈을 최소 500만 원으로 정하고 딜러비, 환전수수료, 고리사채 등을 통해 주부, 유치원 원장, 자영업자 등 4만3000여 명의 고객으로부터 1300억 원을 벌어들였다.

24시간 영업을 한 이 업소는 우선 딜러비로 한 판에 판돈의 5%를 뗐다. 도박장이 고용한 딜러가 승리할 경우 딜러는 판돈을 모두 가져가는데 경찰은 딜러의 승률을 6070%까지 추정하고 있다. 전체 판돈의 절반 이상은 딜러가 가져간다는 얘기. 게임이 끝난 후 칩을 환전할 때도 5%의 수수료를 뗀다.

돈을 잃어 빈털터리가 된 사람들을 위해 업소 내에 사채업자 K 씨가 상주했다. 그는 돈 잃은 손님을 붙잡아 업소를 나가기 전까지 원금에 이율 10%를 붙여 갚는다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줘 도박을 계속하게 했다.

그마저 잃은 손님은 다음 날부터 복리 10%로 계산된 금액을 갚아야 했다.

이 업소에서 일해 온 21명의 딜러 중 5명은 국내 정규대학 카지노학과를 졸업했고 16명은 딜러학원을 수료했다. 게다가 21명 중 18명은 정선, 제주, 서울 등 정규 카지노 업소에서 26년간이나 일해 온 베테랑급.

경찰단속을 피하기 위해 출입문에 신장 180cm 이상의 직원 4명을 배치하고 업소 입구, 엘리베이터, 비상계단 등에 폐쇄회로(CC)TV 5대를 설치했다. 업소 안에는 CCTV를 8대 설치해 손님과 딜러를 감시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 씨는 벌어들인 돈으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등 4개의 무허가 안마시술소를 운영해 왔고 벤츠 브라부스 5.5(시가 2억 원) 차량을 타고 다니면서도 3억4000만 원 상당의 또 다른 벤츠차량을 계약해 놨다.

김 씨는 또한 피아제 시계를 차고 다니며 은행잔액만 5억8000만 원을 두는 등 재력을 자랑했다.

사채업자 K 씨는 카지노에서 나온 돈을 3월 폭력조직에 1억 원을 빌려준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 중이다.



최우열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