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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10 운동으로 근육을 늘려라

Posted May. 01, 2006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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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곤이 가족의 건강 성적표=영곤이네는 남들에게서 딱 보기 좋은 정도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비만클리닉의 체지방 분석 검사결과는 충격이었다.

아빠 김용수(39) 씨는 키 176cm에 80.8kg로 비만 지표인 체질량지수(BMI)로는 26.1. 정상 기준인 25를 살짝 넘어선 심하지 않은 과체중이다.

하지만 운동이 부족한 탓에 근육질이 아닌 지방질이었다. 건강한 성인의 체지방률은 1519%이지만 김 씨는 두 배에 이르는 32.6%. 체지방이 26.3kg으로 근육(30.7kg)에 비해 지나치게 많았다. 허리둘레도 94cm로 복부 비만이 심각했다.

엄마 역시 160cm, 60.4kg으로 BMI로는 정상이지만 문제는 체지방이었다. 체지방률 31.6%.

키 141cm에 체중 49kg으로 소아과의 연령별 표준 체중표의 정상 범위에 있는 영곤이가 체지방에선 가장 심각했다. 체지방률이 40%로 근육(13.8kg)이 체지방(19.7kg)보다 적었다.

운동 않고 많이 먹는 게 문제=영곤이네 가족의 몸은 하루 일과를 반영하고 있었다.

영곤이는 오후 2시 학교에서 돌아온 뒤 30분 정도 간식을 먹고 바로 학원으로 간다. 8시경 집에 돌아와 저녁식사를 한 뒤 1, 2시간 후에 잔다. 일반적으로 식사 후 3시간 이내에는 자지 않는 것이 좋지만 학원 때문에 식사가 늦다. 여기에다 운동이라곤 학교 체육시간에 하는 게 전부.

노 씨는 취학 전까진 꾸준히 수영을 했고 초등학생이 된 뒤 3학년 때까지는 매일 한 시간 반 정도 태권도장에서 운동을 했다며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4학년 때부터 급격히 살이 찌고 있다고 말했다.

김치는 물론 야채를 거의 먹지 않고 닭튀김 요리에서도 껍질만 먹을 정도로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식습관도 문제였다.

신라호텔 프랑스 식당의 조리과장인 아빠도 살이 찌기 쉬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저녁 식사 준비로 오후 4시 반 식사를 한 뒤 10시에 퇴근하면 간식으로 라면을 먹는 것. 온종일 서양요리를 접하기 때문에 라면이 당긴다. 맛을 보기 위해 짬짬이 먹는 음식의 열량도 적지 않다.

엄마는 직장을 그만두면서 살이 쪄 2월부터 에어로빅을 시작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도 가지 못할 때가 많다. 가영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학교와 학원에 데려다 주다 보니 시간을 내기 어려워졌다.

건짱 가족으로 거듭나기, 3개월 프로젝트=영곤이네의 가장 큰 문제는 체중보다 체지방이었다. 영곤이네는 할아버지가 당뇨가 있는 가족력이 있기 때문에 비만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강북삼성병원 비만클리닉 박용우 교수는 근육이 적으면 몸이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인 기초 대사량이 적어 남과 비슷하게 먹어도 살이 찐다며 가족이 운동을 통해 근육의 양을 늘리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우선 아들과 함께 오전에 30분 정도 매일 운동하라는 처방을 받았다. 처음부터 강도 높게 운동하면 지칠 수 있는 만큼 10분 준비 운동, 10분 뛰기, 10분 걷기로 시작하라는 것.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먹는 닭튀김 요리나 피자도 최대한 줄이는 게 좋다. 과자도 열량이 높고 몸에 해로운 트랜스지방이 많은 만큼 사지 않기로 했다.

지금같이 불균형한 영양 섭취와 근육 상태로는 키가 크지 않는다는 박 교수의 엄포에 영곤이는 이제는 과자를 절대 먹지 않겠다며 어제 사온 과자도 다 옆집에 주라고 엄마에게 말했다.

박 교수는 영곤이에게 햄 돈가스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등 옆으로 크는 음식 대신 두부 콩 계란 등 위로 크는 음식에 입맛을 들이라고 조언했다.

노 씨는 단 음식을 좋아해 저녁 때 자주 아이스크림을 먹고 멸치볶음, 오징어무침에도 설탕을 많이 넣었지만 앞으로는 단맛 없는 식단으로 바꿔 보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저녁 간식으로 라면 대신 토마토 등 열량이 낮은 야채나 과일을 먹기로 했다.

박 교수는 3개월 동안 아빠는 허리 3인치를 줄이고 술은 전혀 마시지 말라고 권했다. 성장기인 영곤이는 체중을 줄이기보다 식사 패턴을 바꿔 현재의 체중을 유지하면서 키만 크겠다는 목표를 가지라고 말했다.

영곤이네는 2주일 뒤에 운동과 식단일기를 써 다시 비만클리닉을 찾기로 했다.



이나연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