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방망이는 다이너마이트로 만들어졌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그동안 미국 팬들에게 한국은 야구의 변방이었다. 그저 아시아에서 야구를 좋아하는 한 나라일 뿐이었다.
그러나 야구 국가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미국은 한국 야구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됐다. 한국 야구의 매서움이 야구의 본고장 메이저리그를 강타하고 있는 것.
한국이 5일 아시아 예선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미국 언론들은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바로 그 한국이 13일 미국과의 8강 1조 경기에서 7-3으로 미국을 꺾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미국 기자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국 기자석에서는 이게 바로 야구(This is baseball)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쏟아졌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 역시 믿어지지 않는 사실에 경악했다.
한국에 대한 MLB의 달라진 대접은 13일 본선 첫 경기에서 한국이 멕시코를 2-1로 이긴 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14일 미국과의 경기에 앞서 MLB 공식 홈페이지와 ESPN, 뉴욕타임스, 스타텔레그램 등 미국의 유수 언론들은 대거 한국 더그아웃을 찾았다.
13일 멕시코전 결승 2점 홈런을 포함해 전날까지 4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요미우리)과 마무리로 변신해 3세이브를 올린 박찬호(샌디에이고)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뉴욕타임스는 경기 전 이승엽을 집중 인터뷰했다. 통역을 돕던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이승엽은 한국의 베이브 루스라고 설명했다. 이승엽이 한국의 국민타자를 넘어 메이저리그가 인정하는 홈런 타자로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이승엽이 14일 미국전에서 5호 홈런을 치자 MLB 공식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는 라이언 킹(이승엽의 별명)이 다시 한 번 날아올랐다는 문구가 떴다.
13일에는 MLB의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 씨가 이승엽은 MLB에서도 30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호평했다.
잇단 부상과 부진 속에 잊혀져 가던 박찬호 역시 새롭게 주목의 대상이 됐다. 박찬호는 14일 경기에 앞서 몰려든 미국 언론의 취재에 유창한 영어로 답했다.
샌디에이고 브루스 보치 감독이 당신을 마무리로 돌릴 것이라고 농담을 한다는 질문에 그렇다면 다시는 샌디에이고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여유 있게 맞받아쳤다.
이헌재 un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