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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기는 좋은 먹잇감

Posted December. 14, 2005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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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대기업들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지식재산전쟁을 벌이면서 국내 기업이 지불하는 특허비용(분쟁에 따른 배상비용과 로열티 등)도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전자업종 중소기업들이 지불한 특허비용이 2001년 3억9200만 달러, 2002년 4억2600만 달러에서 지난해 5억3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휴대전화, MP3, 모니터, 셋톱박스 등 한국 주력 수출 상품의 특허비용은 2001년 1억6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억8000만 달러로 늘었다.

대기업도 심각하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특허에 대한 로열티 비용과 분쟁 해결 비용 등으로 1조5000억 원을 지출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0년에는 2조50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맥더모트 로펌의 스티븐 베커 변호사는 최근 국내 특허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시장가치 중 무형자산 비중이 1982년 32%에서 1992년 68%, 1998년 85% 수준으로 늘었다며 이제 기업의 가치는 특허권과 상표권 등 무형의 지식재산권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식재산전쟁 속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입지는 불안하기만 하다. 한국 기업이 원천 특허, 대응 특허를 보유하지 못해 발생한 기술무역수지 적자가 지난해에만 24억2000만 달러에 이른다.

여기에다 각종 국제 특허분쟁에 휘말려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베커 변호사는 한국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좋은 먹잇감이라며 세계 대기업들은 특허소송으로 로열티와 손해배상금을 챙기고 더 나아가 한국 기업의 시장 퇴출도 시도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법원에서 특허 침해 소송의 배상액이 고액화되고 소송을 제기한 측의 승소율이 급격히 높아져 한국 기업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있다. 미국에서 특허권자의 승소율은 1982년 연방특허법원 설립 전 30% 수준에서 지난해 70%에 이르렀다.



정효진 허진석 wiseweb@donga.com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