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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와이브로

Posted November. 16, 200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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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린 인터넷이 나왔다. 휴대인터넷 와이브로(Wireless Broadband) 기술로 최고 시속 120km로 이동 중인 차량에서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누리게 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에서 KT는 이 기술을 선보이는 체험버스를 운영 중이다. 12명이 화상회의를 하며 각자의 노트북컴퓨터에 용량이 큰 자료를 띄워 놓고 볼 수 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고품질 영화 데이터를 고속으로 주고받는다. 삼성전자는 여럿이 얼굴을 봐 가며 통화도 하고 TV도 볼 수 있는 휴대전화를 선보였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코앞에 와 있다. 삼성전자는 종전의 어떤 통신 기술보다 세계인의 생활을 바꿔 놓을 기술이 와이브로라고 설명한다. 체험버스에서 APEC 의장단은 처음 보는 기술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미 종이 없는 회의장에 놀란 뒤였다. 와이브로 개통식에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러시아, 브라질에서 이 기술을 설명하니 그런 게 있겠느냐며 믿지 않더라고 했다. 그러니 이를 개발한 국내 연구진이 자랑스러울 수밖에.

국내에선 내년 6월 와이브로가 상용화된다. 일각에선 이미 무선 인터넷이 널리 깔려 있어 와이브로까지 필요할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 접속 지역 제한이 없는 데다 다양한 기능까지 갖춘 기기들이 나오면 세계가 인정하는 인터넷족()인 우리 국민이 가만히 있지는 못할 것이다. 초고속인터넷 세계 1위가 그냥 얻어진 것인가. 세계로 번져 나갈 한국발() 생활형 정보통신 기술이 기대된다.

더 기쁜 소식은 우리의 와이브로 기술이 사실상 국제표준으로 확정돼 책자 인쇄 절차만 남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른 나라에서 이를 상용화할 때 국내 업체가 획득한 관련 특허들을 가져다 써야 한다.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올릴 수도 있음은 물론이다.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의 첫 상용화에 성공하고도 원천기술이 없어 미국 퀄컴사에 로열티를 물어 온 설움도 씻을 수 있게 된다.

홍 권 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