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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시장님 됐네

Posted November. 10, 2005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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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9시 미국 뉴저지 주 에디슨 시 민주당 선거본부. 300여 명에 이르는 선거운동원들이 손에 땀을 쥐면서 개표 방송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민주당의 준 최(최준희34) 후보와 무소속의 빌 스테파니 후보가 막판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

민주당 텃밭이라 당초엔 최 후보가 큰 어려움 없이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인구(10만 명)의 60%를 차지하는 백인들의 견제 심리가 작용하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뉴저지 주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인 에디슨에서 인도계와 중국계 등 아시아계는 35%.

오후 9시 45분. 갑자기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준 초이, 준 초이를 연호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세탁소집 아들이 미국 본토 최초의 한인 직선 시장에 당선되는 순간이었다. 표 차는 277표. 아슬아슬했다.

최 당선자는 세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세탁소집 아들. 육사 17기인 최상영(65) 씨와 부인 홍정자(62) 씨는 이민 온 뒤 줄곧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오늘의 최 당선자를 키웠다.

당선 확정 직후 최 당선자는 그동안 선거운동에 도움을 줬던 사람들을 차례로 호명하며 고마움을 표시한 뒤 마지막으로 우리 엄마는 어디 있나요?라며 어머니를 찾았다. 어머니 홍 씨가 단상에 오르자 포옹을 하며 부모님의 희생이 많았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최 당선자는 이어 더는 백인, 아시아인이 중요하지 않다. 모든 에디슨 시민을 위한 시장이 되겠다며 화합을 호소했다. 아직 미혼인 최 당선자는 내년 1월부터 4년 동안 시장으로 일하게 된다.

그는 6월 실시된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12년간 재임해 온 현직 시장을 제치고 승리해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뉴저지의 한 백인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경선을 앞두고 아시아인이 미국 정치를 좌우해서는 안 된다는 인종 차별 발언을 할 정도였다.

최 당선자는 지난해 하와이 주 빅아일랜드 시장에 재선된 해리 김 씨에 이어 미국 전체로선 두 번째 한인 출신 직선 시장이며, 본토에서는 첫 직선 시장이다.



공종식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