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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 임수경씨 환영 북대학생들의 무대 뒤 모습

89년 임수경씨 환영 북대학생들의 무대 뒤 모습

Posted October. 10, 200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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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북한 평양 학생축전에 참석한 통일의 꽃 임수경(당시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4학년) 씨를 열렬히 환영했던 평양 대학생들의 무대 뒤 모습이 공개됐다.

김형직사범대 교수를 지내다 1991년 탈북한 김현식(73) 미국 예일대 초빙교수는 8일 워싱턴 외곽 페어팩스에서 열린 연우포럼 국제연대 행사에서 강연을 통해 임 씨를 만났던 김형직대의 내 제자들은 1주일간 강제비육(강제로 살찌우기)에 처해졌다고 밝혔다.

준수한 인물을 기준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당시 평양시내 국제호텔로 보내져 1주일간 고기와 빵 사과 우유를 배가 터질 만큼 먹어야 했다. 영양 부족 상태를 감추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학생들은 또 임 씨가 입장할 때는 작은 박수를, 단상에 서면 큰 박수를, 김일성 부자에게 긍정적인 발언을 하면 환호를 곁들인 박수를 치기로 사전에 연습을 했다고 김 교수는 증언했다. 김 교수는 임 씨가 북한 체제에 비판적인 말을 하면 다같이 인상을 찡그리기로 지침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한 학생이 양말이 없어 맨발로 서 있자 임 씨가 왜 양말을 안 신었느냐고 돌발 질문을 던지는 바람에 당황했던 상황도 소개됐다. 대학 측이 미리 준비한 예상 질문은 이름, 전공학과, 장래 희망 정도였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 학생은 답변을 못한 채 도열해 있던 교수와 당 간부의 얼굴만 쳐다보다가 교수들이 차분하게 답하라는 손짓 신호를 보내자 그제야 왜 그런 것을 묻느냐며 임 씨에게 공격적으로 반응했다. 신호를 잘못 해석한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강연 말미에 이 이야기는 한국에 온 뒤 임 씨에게 꼭 전해 주고 싶었지만 임 씨가 미국 유학 중이어서 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승련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