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오피니언] 자장면

Posted October. 03, 2005 03:16,   

日本語

지금은 누구나 쉽게 자장면을 먹을 수 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초등학교 입학식이나 졸업식, 운동회 등 특별한 날에나 먹을 수 있는 별식()이었다. 아버지나 삼촌이 무엇을 먹고 싶으냐고 물으면 으레 자장면이라고 했고, 함께 면() 소재지의 중국식당 중화루로 가는 길이 행복했다. 자장면을 시켜 놓고 미리 나온 단무지와 양파를 춘장에 찍어 먹으며 입맛을 다시던 때가 엊그제 같다.

맞춤법 상으로는 자장면이 맞다. 하지만 우리들에겐 짜장면이 더 익숙하다. 시인 안도현은 동화집 짜장면을 내면서 어떤 글을 쓰더라도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표기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집에는 짜장면이 있고, 짜장면은 짜장면일 뿐이다고 했다. 그룹 춘브라더스가 부른 중화반점이란 노래의 가사도 재미있다. 아현동 중화반점/짬뽕은 참 잘해/짜장면은 더 잘해. 하긴 짜장면이라고 해야 짬뽕과도 어감()이 맞고 감칠맛도 더 난다. 소주를 쏘주라고 하듯.

자장면의 유래와 관련해 여러 설()이 있지만 한국화된 중국 음식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면서 중국 산둥반도의 노동자들이 조선으로 흘러들어 왔다. 이들은 고국에서처럼 야식으로 붉은 춘장에 국수를 비벼 먹었다. 그러다가 인천에 차이나타운이 조성되면서 화교()들이 여기에 야채와 고기를 넣고 볶아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자장면을 만들어 냈다.

현재 국내 중국식당은 2만5000곳이고 이곳에서 하루 평균 700만 그릇이 넘는 자장면이 팔린다고 한다. 한 그릇에 3000원으로 치면 하루 210억 원어치가 팔리는 셈이다. 자장면이 인천에서 재탄생된 지 올해로 100돌을 맞았다. 인천시는 이를 기념하는 자장면 대축제를 79일 관내 차이나타운에서 연다. 생선에서 채소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식품의 안전 여부를 놓고 말도 많지만 자장면만은 우리에게 여전히 별식이다. 한국 자장면 만세!

송 영 언 논설위원 young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