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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9단, 지도자로 화려한 백코트

Posted May. 16, 200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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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을 향한 설렘 때문이었을까. 평소 달변인 그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는 듯 했다. 그러면서도 힘이 실려 있었다. 그만큼 앞날을 향한 희망이 컸을 터.

프로농구 KCC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허재 감독(40).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농구 천재 농구 대통령이란 얘기는 이제 머리 속에서 다 지워버리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30년 가까이 선수로서의 화려했던 과거는 모두 잊어버리고 새내기 감독으로서 겸허하게 출발하겠다는 뜻이리라.

감독을 처음 맡다 보니 두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그러나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선수 때 쌓은 경험도 있으니 소신껏 팀을 이끌어 보겠습니다.

그러면서 허 감독은 마치 준비된 감독이라도 된 듯 소신을 밝혔다.

KCC는 주전들이 노련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용병 센터를 뽑는다면 얼마든지 정상을 노릴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미국에서 유학 중인 허재는 지난달 TG와 KCC의 챔프전을 지켜보기 위해 일시 귀국했었다. 당시 TG를 응원하기 위해 왔었는데 결과적으론 KCC의 전력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는 게 그의 얘기.

조성원(34) 이상민(33) 등 주전들의 체력 부담도 포스트만 강화된다면 문제될게 없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미국에 있는 동안 수시로 국내 농구 녹화 비디오테이프를 보내준 아버지 허준 씨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특유의 카리스마를 지닌 그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아서 따라올 수 있는 리더십을 보이겠다며 계약 조건은 구단에서 알아서 잘 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흔히 스타 출신은 명감독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 스포츠에선 차범근 감독(프로축구 삼성), 선동렬 감독(프로야구 삼성) 등이 지도자로서도 화려한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래서 멋있는 감독이 되겠다는 허 감독의 각오에 기대를 걸어본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