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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도 힘겹지만 포기는 없다

Posted April. 11, 2005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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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선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고 싶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흘린 땀방울을 생각하면 우승의 문턱에서 주저앉을 수 없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TG삼보와 KCC 선수들이 머물고 있는 전북 전주시 L호텔엔 11일 약 냄새가 진동했다. 하루 걸러 계속되는 접전 속에 양쪽 선수들이 연방 파스와 소염제를 뿌려댔기 때문.

정규 리그 54경기를 끝내고 4강전을 거쳐 챔프전까지 계속된 강행군 속에 주전들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냈다. 남은 건 눈물겨운 투혼과 독기뿐이다.

TG 신기성은 챔프전을 앞두고 지독한 감기 몸살에 걸려 1주일 넘게 고생하고 있다. 콧물과 가래에 시달리고 있지만 백업 가드가 없어 쉴 수도 없다. 최악의 컨디션에 상대의 집중 견제까지 받으며 13차전에서 평균 36.3분을 뛰었다. 그래서 매일 영양제 주사로 버티고 있다. 주사를 하도 맞아 퍼렇게 멍까지 들었습니다. 코가 막혀 숨쉬기도 힘들어요.

KCC 이상민은 2차전에서 신기성과 얼굴을 부딪쳐 입 안을 네 바늘이나 꿰맸고 가슴에도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나흘 만에 처음으로 간신히 밥을 먹었어요. 가슴이 아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TG 김주성도 심한 몸싸움으로 어디 한 군데 성한 데가 없지만 지난해 준우승에 그친 아픔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고 있다. 가족 사랑이 지극한 KCC 민렌드는 처조부 상을 당해 부인과 세 자녀가 모두 출국한 뒤 자신도 장례식에 참석하려고 10일 짐까지 쌌다가 11일 다시 팀에 합류했다. 함께 고생하는 동료들을 등질 수 없었던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TG가 2승 1패로 앞선 가운데 12일 전주에서 열리는 4차전은 무엇보다도 정신력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