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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력한 테러무기는 인터넷

Posted January. 12, 200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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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8년.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포함한 세계의 테러조직들은 가장 손쉽게 사용하는 전략의 하나로 디지털 지하드(성전)를 선택하고 있다. 미 평화연구소(UP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테러조직이 개설한 웹 사이트는 7년 전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이 낳은 신조어=디지털 지하드는 2001년 911테러 직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면서 등장한 신조어. 특히 이슬람권 해커들이 미국과 영국에 가한 사이버 테러를 뜻했다.

파키스탄 해커그룹 지포스는 2001년 10월 19일 해킹전을 선언하고 미국과 영국에 대한 사이버 지하드를 조직했다며 미 국립해양환경부 웹 사이트를 해킹했다.

닥터 누커란 이름의 또 다른 파키스탄 해커그룹은 다음날 국제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월드트레이드서비스를 해킹하고 911테러로 최고의 이득을 본 것은 오사마 빈 라덴이 아니라 미국과 미 중앙정보국(CIA)이다. 미국은 응징을 빌미로 무고한 사람을 학살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단 한 명의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수십에서 수억 명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셈이다.

영국의 미디어 전문가 폴 에델 씨는 미군 수백 명을 죽이는 것보다 참수 동영상 1개를 인터넷에 게재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CIA도 사이버 공격은 비행기를 납치하고 폭탄공격을 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험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끊이지 않는 위협=이라크에 세 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한 한국도 디지털 지하드의 주요 타깃이다. 지금까지 한국과 한국군을 공격하겠다는 인터넷상의 위협은 모두 8건이다.

아직은 위협에 그치고 있지만,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충격을 주기엔 충분했다. 중동 전문가인 선문대 이원삼 교수는 웹 사이트에 게재된 성명의 사실 여부도 중요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성명으로 인해 중동에서 반한감정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중동의 언론매체에는 한국의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한국에 대한 공격을 간접적으로 촉구하는 글이 실렸다. 이슬람 과격주의 인터넷 신문인 무팍키라 알 이슬람(이슬람 쪽지)은 10일 한국인 2명을 납치했다는 최근 성명과 당황해 하는 한국 정부의 모습을 보도했다.

뾰족한 대응책 없어=현실적으로 디지털 지하드에 맞설 마땅한 대책은 없다. 사이버테러정보전학회 김창범 이사는 인터폴을 통해 국제공조를 할 수 있지만 수많은 온라인상의 글을 국제공조로 모두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원삼 교수는 정부가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충고했다. 확인되지 않은 글 하나에 한국 전체가 동요하는 것을 보면 테러조직들은 전략이 먹혀들어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호갑 기자

박형준 기자



이호갑 박형준 gdt@donga.com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