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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찍고 일본으로

Posted December. 02, 2004 22:49,   

日本語

이제 국내 프로야구는 한국 아카데미로 불러야 할 것 같다. 우수 선수들을 배출하는 사관학교 역할을 하기 때문.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실력이 안 되는 미국 마이너리거들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동양야구에 대한 경험을 쌓은 뒤 몸값을 올려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하는 게 꿈이라고 알려져 있다.

현대 브룸바는 시즌 내내 일본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고 그 꿈은 이루어졌다. 올해 타율(0.343) 장타력(0.468) 출루율(0.608) 등 타격 3관왕에 오른 브룸바는 시즌 뒤 일본 오릭스 블루웨이브와 연봉 8000만 엔(약 8억 원)에 여러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으로 입단에 합의했다.

브룸바에 이어 1일엔 일본야구기구(NPB)로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로 두산 왼손투수 게리 레스에 대한 신분조회가 들어왔다. 신분조회를 한 구단은 신생 구단인 라쿠텐 골든 이글스가 유력하다.

올해 17승을 거둔 레스는 일본 입단이 성사되면 기아(2001년)-두산(2002년)-요미우리 자이언츠(2003년)-두산(2004년)에 이어 일본 프로야구로 재진출하는 특이한 케이스가 된다.

일본 프로야구가 한국 용병들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이들이 동양야구에 대한 적응을 마친데다 실력이 검증됐기 때문. 특히 두산에서 뛴 타이론 우즈(전 요코하마 베이스타스)가 40홈런-45홈런으로 2년 연속 센트럴리그 타격왕에 올랐고 SK 출신의 호세 페르난데스(세이부 라이언스)도 32홈런, 33홈런을 날리며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 잡은 게 기폭제가 됐다.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용병들이 일본에 가겠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 두산에서 20만 달러(약 2억1000만 원)와 약간의 보너스를 받았던 우즈가 올해 요코하마에서 받은 연봉은 무려 1억1000만 엔(약 11억 원)이었다. 한술 더 떠 그는 시즌 뒤 2년간 10억 엔(약 100억 원)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제2, 제3의 우즈를 꿈꾸는 용병들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