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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핵 두얼굴

Posted November. 15, 200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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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40t의 플루토늄을 보유한 일본이 사용 후 핵연료(폐연료봉)를 자체적으로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계속 생산키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영국과 프랑스에 맡겨 온 핵연료 재처리 작업을 일본 내 재처리시설이 완공되는 2006년부터 국내에서 소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은 핵무기 1000여기 제조에 필요한 양에 해당하는 5t의 분리된 플루토늄을 매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관계를 내세워 핵과 관련한 실속을 챙겨 온 일본이 한국의 핵물질 실험을 앞장서 비판하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성보다 에너지 안보가 우선=일본 내각부 산하 원자력위원회는 최근 모든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의무화하는 신()장기계획을 의결했다.

전력회사측은 모든 핵연료를 재처리하면 전력 생산비용이 늘어난다며 일부만이라도 매립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위원회는 핵연료 활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일축했다.

핵연료를 재처리해 쓰면 매립할 때보다 가구당 전기요금이 연간 800엔(약 8000원)가량 비싸진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매립은 환경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핵연료도 중요한 자원이라는 점을 들어 재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일본에서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는 52기로 연간 1000t의 사용 후 핵연료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언론들은 북부 아오모리()현에 짓고 있는 제2의 재처리 공장이 2006년 가동되면 이 중 800t 정도가 재처리돼 매년 5t의 플루토늄을 추가로 생산하게 된다고 전했다.

일본 핵정책의 이중성=일본은 핵무기 비보유국으로는 유일하게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재처리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2003년 말 기준으로 일본 내 5.5t 프랑스 위탁분 21.6t 영국 위탁분 13.6t 등 40.7t의 플루토늄을 보유 중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대량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 저농축이지만 아오모리 공장의 용도를 변경하면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HEU)도 생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런 와중에 IAEA는 일본의 원자력이 핵무기로 전용될 우려가 없다고 인정해 핵사찰 횟수를 올해부터 종전의 연간 4회에서 2회로 줄인 바 있다.

문제는 일본이 남아도는 플루토늄을 어디에 쓸지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플루토늄 보유량만 계속 늘어난다는 점이다. 우익 성향인 요미우리신문도 일본이 핵개발 의혹을 사지 않으려면 플루토늄의 사용처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원재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