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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선일씨 석방을 호소한다

Posted June. 21, 200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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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를 납치한 무장단체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될 수 없다. 무고한 민간인 납치와 살해위협은 인도적으로 용인할 수 없을 뿐더러 이라크인들의 종교인 이슬람의 교리에도 배치된다.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다. 알라의 자비를 강조하는 진정한 무슬림이라면 이라크와 외세의 싸움과 관련 없는 민간인에게 고통을 주는 반()종교적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납치단체는 김씨에게 불행한 일이 닥칠 경우 한국인이 갖게 될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에는 4만여명의 이슬람신자가 있다. 이라크에 갈 자이툰 부대원 중에도 이슬람신앙을 받아들인 병사들이 있다. 많은 한국인의 선의를 잔혹한 범죄로 갚지 않기를 호소한다.

한국군 파병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도 문제가 있다. 한국은 이라크와 전쟁을 하기 위해 파병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평화와 재건을 위해 자이툰 부대를 보낸다. 반세기 전 전쟁의 참화를 겪은 민족으로서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이라크를 돕기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납치단체는 서희제마 부대가 이라크에서 흘린 땀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민간인 목숨을 담보로 한 협박이 섬뜩하기는 하지만 정부는 냉정한 자세로 김씨의 무사귀환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파병이 이라크를 돕기 위해서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이라크 종교계의 도움으로 납치됐던 민간인을 풀려나게 한 일본의 사례를 거울삼아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정부가 협박에 굴복하지 않고 파병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판단이다. 납치단체는 한국의 추가파병 확정 직후 살해협박 비디오를 방송사에 보냈다. 국내 동향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상황에서 국론이 분열되면 납치단체를 돕는 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