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최병렬 대표 용퇴 쪽으로 의견을 모아 가고 있으나 최 대표는 여전히 퇴진에 부정적이라고 한다. 그가 끝까지 사퇴를 거부할 경우 당은 분당()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우리는 최 대표가 용퇴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최 대표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대세라면 더 버티는 것은 변화를 위한 몸부림마저 추악한 당권 다툼으로 변질시키고 말 것이다. 이는 당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최 대표는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회창 전 총재도 예외일 수는 없다고 본다. 당이 이 지경이 된 것은 궁극적으로 이씨의 책임이다. 그의 당선을 위해서 모금한 불법 대선자금으로 인해 당은 차떼기 당이란 오명을 얻었고, 총선을 50여일 앞두고서도 그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차례나 당의 대선 후보였고 당원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이씨라면 당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스스로도 지난해 대() 국민 사과에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감옥에 가더라도 제가 가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최 대표와 이씨는 한나라당이 진정한 보수세력의 결집체로서 다시 태어나는 것을 도와야 한다. 책임을 떠넘기거나, 정계를 은퇴했으므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자세를 보여서는 안 된다. 당이 부패 수구집단이란 이미지를 벗을 수만 있다면 자신은 물론 불법자금과 관련된 인물들과도 함께 한 시대를 마감하겠다는 희생정신과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
옛 영화()나 그리워하면서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부패 수구 세력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 최 대표와 이씨가 앞장서서 그런 세력을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 세력으로 바꿔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선 당의 변화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들에게 앞장서서 용퇴를 권해야 한다.
그것이 당과 국가를 위한 마지막 봉사일 것이다. 위기는 기회다. 한나라당에 진정한 보수의 새 살이 돋도록 해야 한다. 물러나고 안 물러나고 따위는 그에 비한다면 사소한 문제일 수 있다. 최 대표와 이씨가 헌신()의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