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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502 대 0 형평성 시비 일리 있다

Posted January. 11, 2004 23:53,   

대선자금 불법 모금과 개인비리 혐의로 여야 의원 6명이 구속됐다. 한나라당 최돈웅, 박재욱 의원도 영장실질심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구속 의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로 정치권의 검은돈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검찰과 법원의 의지를 평가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의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들 8명의 혐의를 살펴보면 한나라당 김영일, 최돈웅 의원만이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캠프의 대선자금 불법 모금에 연루돼 있고 나머지 의원들은 대부분 개인비리다. 외양을 보면 여야와 정당을 가리지 않고 비리 의원을 잡아들인 것처럼 돼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노무현 후보측의 대선자금 의혹과 직접 관련돼 구속된 의원은 없다.

검찰은 지난해 말 노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를 일단락 지으면서 노 후보측의 불법 대선자금은 안희정 이광재씨 등 측근이 썬앤문그룹 등으로부터 받은 22억3200만원이라고 밝혔다. 관련된 당직자나 의원도 없고, 삼성 현대 등 5대 그룹으로부터 받았다는 돈도 없는 것으로 발표했다. 최도술씨가 SK로부터 받은 11억원은 대선 후에 받은 것이다.

반면 이 후보측은 5대 그룹에서만 502억원을 받았다고 했다. 한나라당이 불공정 수사의 근거로 내세우는 502억 대 0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형평성 시비가 이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물론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노 후보측에서 더 큰 비리가 드러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나 검찰은 공정해야 한다. 행여 살아있는 권력을 의식해 저쪽은 파헤치고 이쪽은 덮는 식의 수사를 한다면 어렵게 얻기 시작한 국민 신뢰가 순식간에 무너져버릴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