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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전투만...나머진 아웃소싱"

Posted August. 12, 2003 21:50,   

콜롬비아에서 진행되는 마약과의 전쟁 임무 수행 중 사망한 알렉산더 로스는 군인이 아니라 미국의 민간군사업체 딘코프사의 직원이다. 그의 가족들이 회사로부터 들은 유일한 설명은 사고 경위는 미 국무부가 조사 중이라는 것뿐.

올 초 또 다른 민간군사업체 직원 3명이 사망했다. 국무부는 1997년 이후 군사작전과 관련해 미국 민간인 1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로스씨(파나마 출신) 같은 외국인 사망자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냉전이 끝난 후 군 감축 여론이 일었지만 사실상 각지의 국지전에 투입될 군사인력 수요는 줄지 않았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사망자가 생겨도 미군이 피해를 보는 것에 비해 정치적 부담이 적고 미군을 배치할 때와 달리 의회와 여론의 감시를 받지 않는 등의 이유로 미국 정부가 군사 업무를 민간기업에 아웃소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12일 전했다.

미 국방부는 코소보 지역의 비무장 치안업무를 딘코프사에 발주했다. 수천명을 모병할 필요를 덜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시내의 대통령 관저 경호원들도 군인이 아니라 딘코프 직원들이다. 150명이 파견돼 치안을 담당하는데 델타포스 등 미군 특수부대 출신이 많다.

로스씨가 투입됐던 콜롬비아 마약과의 전쟁에는 6개의 미국 민간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항공기로 코카인 재배지역을 감시하는 등의 일을 한다.

한때 딕 체니 부통령이 회장으로 있었던 핼리버튼의 자회사 KBR는 코소보전쟁 당시 발칸반도에 주둔한 미군 2만명의 식사 식수 세탁 우편 업무를 독점했다. 큐빅은 올 이라크전쟁에 참전한 미군을 훈련시켰다.

민간군사기업은 직접 총 들고 전투에 나서는 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일을 담당한다. 기지 관리, 모병, 군사 훈련, 경호, 쓰레기 식량 식수 관리, 항공기와 헬기 유지 보수 외에도 정보 수집이나 전략 분석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됐다. 시장 규모는 약 350억달러.

그러나 이를 둘러싼 우려도 만만치 않다.

전쟁과 전투는 근본적으로 국가가 독점하도록 돼 있는 무력행위인데 전쟁과 관련한 주요 업무를 이윤에 의해 움직이며 의회의 통제를 받지 않는 민간기업이 담당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딘코프의 일부 직원들이 발칸에서 소녀들을 인신매매하다가 적발됐을 때 이를 공개한 내부 고발자는 해고당했고 범죄 당사자는 국외로 떠나는 것으로 무마됐다. 또 직원이 사표를 내던지고 도망가 버려 군사 업무에 차질이 생기면 이를 군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단순히 회사를 그만두는 것인지도 모호하다.

이들의 안전 문제도 논란거리. 자기를 보호할 수 있는 무장을 허용할 것인지, 또 직원들이 임무 수행 도중 적에게 잡히면 제네바협정상의 전쟁포로 지위를 인정할 것인지 등도 명확하지 않다.



김승진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