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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자 대북송금 개입 의혹

Posted November. 01, 2002 22:52,   

옛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인 2000년 5월 현대건설이 만든 페이퍼컴퍼니(서류상의 회사)에 1억달러를 송금했고 이 회사는 돈을 받은 직후 청산됐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사실로 확인됐다.

대기업이 외국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자금을 보낸 후 청산하는 것은 전형적인 자금세탁방식이다. 시점도 현대상선 4000억원 대북송금설이 제기되고 있는 6월 초보다 보름 정도 앞선 것으로 나타나 대북송금에 하이닉스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하이닉스는 또 자금이체 사실 및 사용처를 주채권은행에 숨겼고 현대건설도 페이퍼컴퍼니 설립 및 차입사실을 감사보고서에 누락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000년 5월 영국 스코틀랜드 현지 반도체공장(HES)의 매각대금 1억6200만달러 가운데 1억달러가 중동에 있는 현대 알카파지(HAKC)에 송금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하이닉스는 재무제표에 1억달러(1259억원)를 단기대여금으로 표시한 뒤 2000년 결산 때 회수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전액 손실처리했다.

S회계법인 관계자는 불과 7개월 만에 단기대여금을 손실처리한 것은 당시 경영진이 회수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을 알고도 돈을 빌려줬다는 뜻이어서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이닉스 자금이 현대건설로 넘어간 것은 2001년 4월 감사보고서가 나온 뒤에야 알았다며 자금사용처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으나 끝까지 답변을 주지 않아 지금까지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북송금설의 진상은 현대상선뿐만 아니라 건설 전자 등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의 자금흐름까지 파악해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중현 김두영 sanjuck@donga.com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