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대 정보수사기관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이 911 테러 사전 대처에 실패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에 이들 두 기관이 치열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공방의 핵심은 누가 더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911 테러 발생에 근접한 정보를 입수해서 제대로 대통령에게 보고했느냐는 것.
본격적인 싸움은 CIA가 먼저 걸었다. FBI 피닉스 지부의 한 요원이 테러용의자들이 미국 내 비행훈련학교에서 교습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음에도 FBI지도부가 이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난이 확산되자 CIA가 FBI를 겨냥, 그런 보고를 우리가 알았더라면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했을 것이라고 한 게 FBI를 발끈하게 만들었다.
FBI는 즉각 피닉스 지부에서 올라온 보고 내용의 상당부분을 CIA도 이미 FBI와 함께 공유하고 있었다고 반격했다.
타임스는 지난 2주간 폭로된 내용들은 두 정보기관의 개혁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자 사이에 마찰이 더 심화되고 있을 뿐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911 테러 이후 두 기관이 조직 재정비와 수사관 상호 파견 등 공조체제를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폭로전은 언쟁을 벌이고 늑장을 부리며 반칙 비슷한 술수를 써서 이기려고 하는 관료주의적 면피주의(gamesmanship)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두 기관은 다음달 6일부터 상하원 정보위의 조사를 받게 돼 있다. 따라서 조사를 앞두고 자신의 공적은 치켜세우고 타인의 잘못은 부풀리려는 이 같은 이전투구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전망했다.
김정안 cred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