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바람처럼 빈 손이었다. 간단한 손 짐외에 든 것은 여행가이드 한 권 뿐. 하지만 이번 여행의 결산을 하자면 대박이라고 할 수 있다. 기민한 여행전략 덕분에 색다른 경험+알찬 재미를 모두 거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은 출발부터 불안했다. 호치민행 항공편은 짙은 안개로 2시간이나 늦게 출발, 결국 오전 1시나 돼 현지 공항에 도착(5시간 비행)했다. 예약한 호텔에서 약속한 공항픽업 서비스가 취소되지나 않을 까 내심 걱정이 됐지만 다행스럽게도 연락을 받은 현지 교민이 반갑게 맞아주어 일단 호치민 연착륙에는 성공.
그러나 호텔로 가는 택시안에서 불안은 현실로 나타났다. 우리의 무모한 계획을 듣던 그 분이 한심했던지 아니면 안쓰러웠던지 알짜배기 여행정보 보따리를 풀어 놓으셨다. 그 정보가 바로 이번 여행의 성공에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신 카페는 싸고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카페로 배낭여행자의 거리 파우라우에 있다. 그러나 카페보다는 여행사로 더 유명. 카페가 유명해지면서 여행자의 사랑방이 된 후 지금은 카페를 겸한 여행사로 발전했다. 여행가이드는 모두 영어가 유창한 40대 베트남 남성.
신카페를 찾아야 할 또 하나 이유는 버스다. 마치 한국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으니까.
호치민 시티투어오전 8시오후 4시. 오전에는 프랑스 식민시대에 지어진 아름다운 프랑스풍 노트르담성당과 중앙우체국, 그들이 가장 증오하던 팍스 아메리카나의 상징건물인 전 주월 미국대사관에 전쟁의 참상이 담긴 사진과 당시 무기 등을 그대로 전시중인 전쟁박물관 등. 오후에는 차이나타운과 빈마켓 벤탄마켓등 큰 도매시장등을 둘러 보았다.
구치터널과 카오다이 사원 투어오전 8시반오후 6시. 구치터널은 미국이 베트남을 이길 수 없었던 이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거대한 땅굴기지. 강안을 따라 총연장 수백에 달하는 땅굴을 판 뒤 기지화한 베트콩은 이 땅굴에 숨어 쉴 새없이 퍼붇던 미군의 공습을 견뎌내고 수시로 기습을 감행해 미국을 괴롭혔다고 했다. 카오다이사원은 베트남 최대의 종교사원으로 불교 유교 도교에 토속신앙과 기독교 이슬람교까지 여러 종교가 총망라된 화려한 건축양식이 눈길을 끌었다.
미토 & 메콩델타 투어오전 8시15분오후 6시. 호치민시에서 멀지 않은 메콩강의 하류는 흙탕이었지만 주변의 야자수와 어울려 빚어내는 풍광은 훌륭했다. 선착장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삼각주의 플랜테이션농장에 건너가 과일 맛을 본 뒤 다시 사공이 젓는 나룻배로 갈아타고 폭 2,3m의 수로를 따라 야자수 우거진 정글을 여행하는 독특한 수상투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