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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자격시험 응시제한

Posted February. 05, 2002 09:30,   

미국 대학원 자격시험인 GMAT와 GRE시험 문제가 국내에서 유출되는 사태가 빈번히 발생하자 시험주관사인 미국의 ETS가 문제 유출 방지를 위해 응시 횟수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내에서 ETS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한미교육위원단 관계자는 4일 한국에서의 문제 유출이 심각해 두 시험에 대해 한 응시자에 평생 5회라는 응시제한을 두게 됐다며 GMAT는 2002년 1월 1일부터 제한조치가 시작됐고 GRE는 7월경부터 응시제한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그동안 응시 횟수에 제한을 받지 않았던 응시자들은 올해부터 평생 5회만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돼 반발을 사고 있다.

국내에서의 문제 유출은 시험이 컴퓨터시험(CBT)으로 바뀌어 문제 출제방식이 달라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에 한번 매달 초에 문제 풀을 만들고 여기에서 매일매일 문제를 뽑아내기 때문에 월 초에 응시한 적이 있는 응시자들에 의해 문제 풀이 공개될 수 있다는 것.

컴퓨터로 시험방식이 바뀐 뒤 일부 응시자와 학원강사들은 월 초의 시험에 응시해 문제를 기억했다가 속칭 후기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에 올리곤 했다. 학원들은 이들 문제를 수강생들에게 가르쳤고 다른 응시자들도 인터넷에 올라온 기출문제를 공부한 뒤 월말 시험에 응시해 점수를 올리기도 했다.

한미교육위원단 관계자는 일부 응시자들은 학원 강사를 개인적으로 고용해 전날 먼저 시험을 보게 하고 자신은 다음날 시험에 응시해 몇 문제라도 더 맞히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비교적 문제 유출이 쉬운 중국에서 시험을 보기 위해 중국으로 가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캠코더를 갖고 시험장에 들어와 문제를 녹화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응시자와 학원들은 응시제한조치는 문제 보완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자신들의 잘못을 응시자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A영어학원 관계자는 문제 보완은 주관사의 몫인데도 불구하고 특별한 방법이 없자 응시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응시 횟수 제한을 취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GMAT 시험을 준비 중인 김모씨(28)는 횟수 제한이 생겨 응시에 더 신중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으로 문제 유출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며 벌써부터 영문 이름 표기를 달리 해 횟수 제한을 피하려는 학생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혁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