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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역할 보이지않는 국회의장

Posted July. 18, 2014 03:46,   

정의화 국회의장(사진)은 지난달 2일 19대 후반기 입법부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먼저 국민의 눈높이에서 변화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의장 직속 국회개혁 자문위원회 설치를 공언했다. 각계각층과 소통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외에 남북 국회회담을 성사시키겠다는 약속과 함께 국회선진화법 개정 검토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회개혁 자문위원회가 2일 출범했다는 것 말고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 시작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라고 해명하지만 말이 너무 앞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표류하는 세월호특별법 문제가 대표적이다.

정 의장은 지난달 28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말이 아닌 행동하는 국회를 보여주겠다며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다짐했다. 하지만 정 의장의 바람과 달리 여야는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7일에도 세월호특별법 제정에 합의하지 못했다. 결국 여야는 회기를 넘겨 세월호특별법 통과를 위해 원 포인트로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정당의 핵심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 간에 합의해야 할 사안에 대해 적절한 중재안을 내놓는 게 아니라 시한 내에 협상을 마치라는 말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제헌절 행사 전 양승태 대법원장 등 4부 요인과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행사 참석차 귀빈들이 오시니 의원회관 앞으로 가도록 부탁했는데 오히려 (유가족들을) 더 자극시킨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정 의장은 일부 여당 의원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20년 지기인 박형준 전 대통령정무수석을 신임 국회 사무총장으로 내정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 총리 공보실장을 한 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김황식 전 총리 캠프에 참여했던 최형두 씨를 국회 대변인에 임명해 돌려막기 인사라는 지적도 받았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