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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덕분에... 한국기업 입사했어요”

“막걸리 덕분에... 한국기업 입사했어요”

Posted July. 13, 2016 07:20,   

Updated July. 13, 201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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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월 LG상사 일본 법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일본인 다사키 아미카 씨(26·여)는 한국 막걸리에 대한 관심 덕분에 한국 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다. 2010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해 유학생활을 시작한 다사키 씨 눈에는 소주보다 막걸리가 더 개성 있어 보였다. 2014년 함께 한국어를 공부하던 예멘,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국적 친구들과 ‘막강’이란 팀을 꾸려 취업 연계형 대학생 공모전 ‘LG글로벌챌린저’에 지원서를 냈다. ‘LG글로벌챌린저 1호 외국인 취업생’이 된 계기다.

 LG글로벌챌린저는 대학생들이 자유 주제를 정해 2주 동안 연구한 뒤 보고서를 제출하는 공모 프로그램. LG가 비용을 지원한다. 

 막강 팀의 연구 주제는 막걸리. 다사키 씨는 경기 고양시 배다리박물관, 충남 계룡시 막걸리양조장 등을 찾아 막걸리 제조 공정을 공부하고, 다양한 지역의 막걸리를 맛봤다. 막걸리 관련 논문도 찾고, 식품연구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 막걸리의 효능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마셔본 막걸리만 총 20종류가 넘는다.

 2주 동안 전국을 누빈 다사키 씨는 경북 예천군 삼강주막 막걸리축제를 찾았을 때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는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란, 입맛이 서로 다른 4개국 학생이 전통 주막에서 막걸리와 파전을 놓고 둘러앉아 ‘원샷’을 외친 순간이다. 다사키 씨는 “팀원 중 한국 사람은 없었지만 모두 시원한 막걸리를 마시며 ‘맛있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막강 팀은 “지역별 종류가 다양한 것이 막걸리의 큰 장점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외국인 입맛에 맞을 만한 대표 상품을 추려 수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결론의 보고서로 그해 LG글로벌챌린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다사키 씨는 LG생활건강에서 1년간 인턴을 했고, 올해 LG상사 일본 법인에 입사했다. 일본 석유화학 원료를 한국 주요 기업에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