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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차례 실패요인 제거 자존심 걸고 하늘문연다 (일)

두차례 실패요인 제거 자존심 걸고 하늘문연다 (일)

Posted October. 26, 20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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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KSLV-)가 우주로 올라간다.

두 차례 발사에 실패한 나로호는 26일 오후 3시 30분 발사될 예정이다. 이번 3차 발사가 성공하면 한국은 20여 년 우주개발의 숙원이던 스페이스 클럽(자체 위성발사체 기술 보유국) 반열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이번 마지막 시도에도 실패할 경우 지난 10여 년간 5200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한 나로호 사업은 상당 부분 실패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긴장감 속에 최종 점검

한국과 러시아 기술진 300여 명은 25일 오전 9시 10분부터 6시간 30분 동안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 최종 리허설과 마지막 현장 점검을 벌였다. 한-러 양측은 1, 2차 발사 실패 원인으로 추정되는 요인들을 모두 제거한 만큼 나로호가 기술적으로는 완벽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1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나로호를 점검해온 국내 로켓 전문가들도 사람의 힘으로 예측하기 힘든 우발적인 고장만 없으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 기술진은 이번 발사에 우주강국의 자존심을 걸었다. 러시아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위성 발사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외국 인공위성을 발사해주는 로켓 비즈니스에도 상당한 피해를 보았다. 이번 나로호 3차 발사마저 실패한다면 앞으로 새로운 고객을 잡기 힘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측은 이번 발사를 반드시 성공시켜 실추된 로켓 강국의 자부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성공을 위해 위험 요소 최소화

2009년 8월 나로호 1차 발사 때는 상단에 위성을 덮고 있던 페어링(위성 보호덮개) 두 쪽 가운데 한쪽이 떨어지지 않아 실패했다. 한-러 양측은 2010년 6월 2차 발사 전에 이 문제를 보완했지만 3차 발사를 앞두고 한 차례 더 손을 댔다. 페어링이 로켓 본체에서 떨어져나가게 하는 기폭 시스템의 전압을 크게 낮췄다.

페어링은 기폭 시스템에서 전기신호가 전달되면 폭약이 터지면서 페어링을 붙잡고 있던 특수 볼트가 해체돼 용수철이 튕겨나가듯 양쪽으로 떨어지도록 설계됐다. 당초 기폭 시스템은 2만4000V에 이르는 고전압에서 전기신호를 흘리도록 설계됐지만 이번에는 24V의 저전압으로 바뀌었다. 높은 전압의 방전에 의한 오작동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서다. 24V 시스템은 러시아가 자국 로켓을 제작할 때 사용하고 있다.

페어링 책임자인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구조팀장은 나로호에서 페어링이 분리될 때쯤 페어링 내부가 저진공 상태가 되면서 방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방전이 되면 고전압 시스템에서는 전기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저전압으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전기계통 전문가인 서울대의 한 교수는 방전 문제에서는 고전압보다 저전압 시스템이 기술적으로 훨씬 안전하고 유리하다고 말했다.

나로호 자폭시키는 2단 화약 제거

나로호 2단에 있던 자폭시스템(FTSFlight Termination System)은 제거됐다. 자폭시스템은 나로호가 비행 중 궤도를 벗어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일 때 인위적으로 화약을 터뜨려 로켓을 폭파시키는 역할을 한다. 미국, 러시아 등 모든 나라에서 만드는 로켓에는 단마다 자폭시스템이 하나씩 달려 있다. 나로호도 1, 2차 발사에는 1, 2단에 자폭시스템을 하나씩 달았다. 하지만 2차 발사에서 나로호가 이륙 137초 후 공중에서 폭발하자 러시아 측은 2단 자폭시스템의 오작동을 실패 원인으로 지목했다.

항우연은 발사 과정을 수차례 시뮬레이션한 결과 나로호 2단이 1단에서 분리될 때는 지구 상공 177km 이상 높은 곳에 있고, 1단이 필리핀에서 500km 이상 떨어진 태평양 해상으로 떨어지는 만큼 만에 하나 나로호 2단에 문제가 생겨도 인명 피해는 없을 것으로 최종 판단해 자폭시스템을 1단에만 남겨두고 2단은 제거했다.



이현경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