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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점조직 50만원 내면 북-남 편지 이틀만에 전달

4단계 점조직 50만원 내면 북-남 편지 이틀만에 전달

Posted October. 22, 201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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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남북의 이산가족 상봉도 주선하고 있다. 상봉은 보통 북한 가족이 북-중 국경을 넘어 중국 국경지대로 나와 미리 대기하고 있던 남한 가족과 만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경우 국경지대 북한군에게 꼭 다시 북한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국경을 넘는다고 한다. 드물지만 국군포로나 탈북을 원하는 북한 주민을 빼내는 일에 나서기도 한다.

심 대표는 한때 협의회 내 점조직이 12개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민간교류 횟수가 급격하게 줄어 활발하게 활동하는 조직은 6개 정도, 조직원은 3040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1998년 설립 이후 음지에서 물품 및 서신왕래, 이산가족 생사확인, 이산가족 상봉까지 정부에서 하기 힘든 남북 간 민간교류를 맡아 왔다. 보안당국에 따르면 심 대표는 10여 년간 이산가족 상봉만 33건 성사시킨 베테랑이다.

이틀이면 가족 소식 전해

심 대표와 김 씨는 가장 최근 북한에서 온 편지를 기자에게 보여주며 물품의 무게나 부피, 발신지에 따라 걸리는 시간은 다르지만 이 편지는 이틀 만에 내용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심 대표가 서랍에서 꺼낸 편지에는 주체 100년 10월 9일이라는 날짜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협의회 측은 북한 내 활동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발송지는 함구했다.

편지 전달 과정은 이렇다. 북한에 살고 있는 조카는 남한의 큰아버지에게 9일 편지를 써 평안도에서 활동하는 조직원에게 건넨다. 편지를 받은 조직원은 북한과 중국의 국경으로 가는 화물트럭 운전사에게 운임으로 중국 돈 150위안(약 2만7000원)을 주고 편지를 국경지역으로 보낸다. 화물트럭을 이용한 이유는 조직원이 직접 편지를 들고 국경으로 이동하다간 당국에 적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경지역에서 조업하는 어선에 편지를 맡기기도 한다.

운전사는 미리 약속한 장소에서 기다리던 북한 국경 인근의 조직원을 만나 편지를 전달한다. 이 조직원은 즉시 중국 쪽 국경에서 활동하는 조직원에게 휴대전화를 이용해 연락한 뒤 만날 장소를 정한다. 국경의 조직원들은 주로 중국에서 개통한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북한 당국의 전파 추적과 국경 인근 북한군인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1, 2분씩 짧게 토막 통화를 한다. 통화하는 지역은 사방을 관찰할 수 있고 우물 등 물가가 있는 곳이다. 보위부에 발각되면 즉시 휴대전화를 물속에 던져버리기 위해서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한 국경의 조직원들은 강폭이 좁고 군인들의 감시가 적은 두만강 일대에서 만난다. 북측 조직원은 편지를 돌멩이에 묶어 강 반대편으로 던지는 방법으로 편지를 전달했다.

편지를 건네받은 중국 국경지대의 조직원은 스캐너를 이용해 편지를 이미지파일로 만든 뒤 e메일로 남한의 조직원에게 보낸다. 남한 가족이 9일 발송된 편지를 e메일로 확인한 것은 11일 오후. 이틀 만에 북한에서 남한으로 편지가 도착한 셈이다. 편지 원본은 국제 특급 우편을 사용해 보내는데 보통 47일 걸린다. 편지를 주고받는 비용은 건당 50만 원 정도다.

협의회는 최근 음지에서 이뤄지던 민간교류 활동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북오도신문 통일신문 함남일보 등 이산가족과 북한이탈주민이 보는 소식지에 광고를 내겠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주선한 이산가족 상봉으로 만나 서로 주소를 다 알면서도 연락하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이 주요 타깃이다. 광고문안에 따르면 생필품, 의약품 등 최대 20kg까지 전달이 가능하며 기간은 최장 75일이 걸린다. 비용은 건당 5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