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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제재 해제 하나로 미,핵동결 얻으려말라

금융제재 해제 하나로 미,핵동결 얻으려말라

Posted December. 25, 200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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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사진) 외무성 부상은 23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해제하면 핵 활동을 동결하는 게 아니라 핵 동결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금까지 미국 측에 대북 금융제재 해제하면 평북 영변의 5MW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고 그에 대한 사찰을 받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김 부상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금융제재 해제가 핵 동결 논의에 착수하기 위한 조건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상은 이날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평양행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본보 기자를 만나 미국은 금융제재 해제 하나로 단번에 핵 동결을 얻으려고 하는데 그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상은 원자로 가동 중단 등 핵 동결의 대가로 경수로 건설을 요구했다. 그는 원자로는 경제적인 목적과 군사적인 목적 두 가지로 쓰이기 때문에 원자로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면 경제적 상응조치로 경수로가 제공돼야 한다며 경수로 건설에는 시간이 걸리므로 건설 기간 중 대체 에너지가 지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상은 경수로 건설 기간 중 지원 받기를 원하는 대체 에너지의 종류를 묻는 질문에 논의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또 그는 19, 20일 베이징에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묶인 북한 계좌 문제를 논의한 북-미 워킹그룹에 대해 형식적인 만남이었다. 미국은 우리가 (BDA은행을 통해) 불법을 저질렀다는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BDA은행 문제가 법적인 문제라는 점만 강조하며 시간을 보냈다며 금융제재는 정치적인 결단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부상은 미국이 내년 1월 뉴욕에서 2차 BDA은행 문제 워킹그룹을 열려는 데 대해 우리는 뉴욕에 갈 생각이 없다. 다른 장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6자회담 일정에 대해 금융제재 해제 문제가 잘 풀려야 한다며 내년 워킹그룹 논의 결과와 6자회담 재개 문제를 연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북한이 김 부상의 발언과 같은 협상 전략을 고수할 경우 6자회담이 다시 열리더라도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 일각에서 일고 있는 6자회담 무용론이 확산되고 대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국제적 여론이 일 소지가 있다.



이명건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