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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대화도 국제공조도 놓쳐버린 무능 정부

[사설] 남북대화도 국제공조도 놓쳐버린 무능 정부

Posted July. 20, 200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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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이산가족 상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주 부산 장관급회담에서 남측이 쌀, 비료 등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을 거부했기 때문에 북측 역시 인도주의 문제인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면회소 건설 등을 계속할 수 없게 됐다고 통보해 온 것이다. 과거 냉전시절의 북의 생떼를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런 북을 감싸느라 동맹과 멀어지고 국제사회에서 한국만 왕따가 됐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나 싶다.

쌀, 비료를 못 주게 만든 게 누군가. 국제사회의 간곡한 만류에도 미사일 발사를 감행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을 한 순간에 흔들어버린 북이 아닌가. 그러고서도 장관급회담에 나와 북의 선군()이 남측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다고 큰 소리를 쳤다. 주권국가로서 감내하기 힘든 수모를 안기고서도 이제 이산가족 상봉 중단의 책임까지 떠넘기고 있다. 도대체 북에게 우리는 뭔가. 무슨 말을 해도, 어떻게 굴어도, 괜찮은 그런 나라인가.

노무현 정부의 맹목적인 북한 감싸기와 전략 부재가 자초한 탓도 크다. 미사일 발사 와중에서 장관급회담은 연기했어야 옳았다. 북측이 회담을 선전장으로 이용하리라는 것쯤은 누구나 짐작했던 일인데 대화의 틀을 유지하겠다며 강행한 것이 잘못이었다.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선 연기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결국 선전은 선전대로 이뤄지고 대화의 틀은 깨지고말았다. 그 뿐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북의 행태를 이해하는 듯한 언행을 보임으로써 한미일 공조체제는 깨지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만 왕따라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 역대 어느 정권도 이처럼 서투르고 어리석게 북한을 다룬 적이 없다.

정부는 이제라도 결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북은 제2, 제3 단계의 대응수든을 들고 나올 것이다. 금강산관광 중단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대응조치다. 여기에 흔들려서는 안된다. 자칫하면 북을 더욱 버릇 없는 아이로 만들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국면에서 우리처지만 이상하게 비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