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신랑

신부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이것뿐이었습니다.

결혼 선물로 신부에게 우승트로피를 약속했던 장사는 젖 먹던 힘까지 다 모래판에 쏟아 부었다. 왼쪽 아킬레스건과 오른쪽 무릎 부상 등으로 올해 한 번도 정상에 서 보지 못했던 모제욱(29LG투자증권). 하지만 우승을 향한 그의 집념은 기적을 일으켰다.

23일 오후 6시 구리의 LG챔피언스파크 씨름훈련장에서 박영주씨(28)와 결혼식을 갖는 모제욱. 그는 결혼 하루 전인 22일 경기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2004구리장사씨름대회 한라장사 결정전에서 정상에 등극하며 신부와의 약속을 지켰다.

지난해 5월 보령대회에서 한라장사 10번째 우승을 이뤘으나 이후 거듭되는 부상으로 기나긴 부진의 수렁에 빠졌던 모제욱은 이날 결승에서 빗장걸이와 뿌려치기, 잡채기 등 다양한 기술로 팀 후배 김기태를 3-2로 눌렀다.

1년5개월 만에 정상에 복귀한 모제욱은 결혼 후에도 더욱 훈련을 열심히 해 한라장사 최다우승 기록인 13회 우승을 제일 먼저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한라장사 순위=모제욱 김기태 강동훈(이상 LG투자증권) 조범재(신창건설) 김용대(현대중공업) 이준우(신창건설) 남동우(LG투자증권) 김선창(신창건설)

권순일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