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시집보내기/류선열 글, 김효은 그림/140쪽·1만500원·문학동네
그의 시의 커다란 주제 중 하나는 ‘동심의 회복’입니다. 아이들은 존중받아야 하며, 놀이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죠. ‘…선생님! 아무도 사랑할 줄 모르는 꽉 막힌 천재들보다/들꽃과 멧새와 풀벌레까지 사랑하는 나를/친구와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내 이름을/좀 더 부드럽게 불러주세요/…’(꼴찌 만세)나 ‘…쯧쯧 지불찌불, 아이들이 울고 있어요. 어른들이 모두 합심해서 몽고반점을 가진 아이들을 점수 따기 시합에 묶어 놓고 있다구요…’(수다쟁이 참새) 등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런 생각은 그가 늘 안타까워했던 농촌 사회의 붕괴와도 연결이 됩니다. 그에게는 동심과 농촌은 삶의 바탕이라는 면에서 같은 것입니다. 충주댐 건설로 인해 고향이 수몰되는 과정이나 아이들의 줄세우기가 똑같이 현대 사회의 단면이라 생각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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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읽으며 신나고 위로받을 수 있는 동시, ‘시간의 풍화를 견디고 마침내 현재로 넘어오는 데 성공한 시인’(해설)의 힘입니다.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