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인 우주화물선 폭발 사흘만에 또… 민간 우주개발 잇단 수난
민간 우주개발 사업이 수난을 겪고 있다. 미국의 민간 무인 우주화물선이 폭발한 지 사흘 만에 또다시 영국 민간회사가 개발 중인 우주여행선이 시험비행을 하다 폭발했다.
영국의 상업 우주비행회사인 버진갤럭틱이 개발하는 상업용 우주비행선 ‘스페이스십2’가 10월 31일 미 캘리포니아 주 모하비 항공우주기지에서 시험비행 중 폭발해 추락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탑승자 2명 중 부조종사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주조종사는 탈출했지만 크게 다쳤다.
이에 앞서 10월 28일에는 미국 민간 우주개발사인 오비털사이언스가 미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위탁받아 발사한 무인 우주화물선이 발사한 지 6초 만에 폭발했다. 민간 우주선 폭발 사고가 잇따르면서 민간이 추진하는 우주개발 사업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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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갤럭틱이 계획한 우주여행은 2시간 정도 인공위성 궤도보다 낮은 지구 상공 100km 궤도를 돌고 귀환하는 것. 이 상품의 가격은 25만 달러(약 2억6700만 원)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개발 초기에 2007년부터 운항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안전 문제와 개발 일정 지연 등으로 운항은 수차례 연기됐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브래드 피트, 앤젤리나 졸리, 애슈턴 커처 등 할리우드 톱스타와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 등 700여 명이 탑승자로 예약했고 이미 9000만 달러(약 960억 원)를 지불했다.
사고 직후 현장으로 날아온 버진갤럭틱의 창립자인 브랜슨 회장은 “(사업을) 맹목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며 민간 우주여행 사업을 접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아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면 꿈은 계속될 것”이라며 “원하면 누구든 환불을 해주겠지만 아직 요청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험비행은 9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55번째 비행이었지만 실제로 로켓 추진을 한 것은 네 번에 불과했다. 앞선 51차례 비행은 모선(母船)에 실려 날아가거나 분리 이후 동력 추진 없이 활공했다. 버진갤럭틱은 기존 연료가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자 열가소성 플라스틱 합성연료로 바꿨다. 연료를 바꾼 뒤 첫 로켓 추진 비행이었던 셈이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수년간 민간 전문가들이 버진갤럭틱의 로켓 엔진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무시했다고 보도했다. 2007년 엔진이 지상에서 폭발해 기술자 3명이 숨진 뒤 전문가들이 엔진 디자인 공개를 요구했지만 거절했다. 국제우주안전개선협회 소속 과학자인 캐럴린 캠벨은 “폭발은 놀랍지도 않고 정확하게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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