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 탄 배 뒤집히고… 쓰레기-불법주차 몸살 여의도 불꽃축제 얌체족들 ‘눈살’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4일 오후 6시경 서울 강서구 마곡철교 상류 200m 지점에서 13명이 탄 12인승 요트가 전복됐다. 승객들이 왔다 갔다 하는 도중 요트가 균형을 잃어 발생한 사고였다. 11명은 인근을 지나던 소형 어선에 구조됐고(왼쪽) 성인 2명은 뒤집힌 배 위에서 구조대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영국, 이탈리아, 중국, 한국 등 총 4개국 대표 연화팀이 쏴 올린 11만여 발의 불꽃이 가을 밤하늘을 수놓은 것과 달리 지상에선 각종 사고 및 교통 체증,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큰 축제에 매년 100여만 명의 시민들이 여의도 일대에 모이지만 매번 지적되는 시민의식 결여는 여전했다.
특히 이날은 불꽃축제를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한강에 배를 띄웠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많았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시민들의 ‘안전 불감증’이 또 한 번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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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힌 억새밭 한강공원은 4일 불꽃을 찍기 위한 아마추어 사진동호회 회원들로 북적였다. 좋은 촬영 포인트를 찾기 위해 공원 내 조성된 억새를 발로 눕히고 삼각대를 설치하는 이들도 더러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오후 7시 50분경에는 서울 용산구 한강철교 북단에서 김모 씨(51)가 소유하고 있는 소형보트가 침수되고 있는 것을 경찰 순찰정이 발견해 구조했다. 보트에 타고 있던 성인 6명과 어린이 4명 등 10명은 보트 뒤쪽이 물에 가라앉고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 채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오후 9시 반경에는 축제를 보고 돌아가던 소형 보트가 서울 마포구 성산대교 인근에서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경찰은 “사고가 난 배들이 정원을 초과해 탑승객을 태웠는지, 안전 의무를 지켰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의 간선도로들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원효대교, 서강대교 등 인근 도로를 주행하다 차를 멈추고 도로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얌체족’들이 정체의 주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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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