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시험 면하려 거짓 메일” 실토
고등학교 때 서울에서 미국으로 유학 와 하버드대에 진학해 모범생으로 지내던 한인 학생이 폭탄 테러 위협을 한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보스턴글로브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연방경찰은 이날 하버드대 4개 건물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e메일을 보내 큰 혼란을 일으킨 용의자로 이 학교 2학년 김모 씨(20)를 체포했다. 경찰은 김 씨가 이날 치러질 예정이던 기말시험을 면하기 위해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6일 오전 8시 반경 학교와 대학경찰, 그리고 하버드대신문사에 “캠퍼스 건물 4곳 중 2곳에 폭탄을 설치했으니 빨리 찾아라”라는 내용의 e메일을 보냈다. 학교 측은 긴급 대피령을 내리고 캠퍼스를 폐쇄한 뒤 폭발물을 수색했으나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약 6시간 뒤 대피령을 해제했다.
광고 로드중
하버드대 교지인 ‘하버드크림슨’에 따르면 김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링크드인에 자신의 전공을 심리학과 사회학이라고 밝혔다. 그의 링크드인과 하버드대 웹사이트 프로필에 따르면 그는 교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정량사회과학연구소 부연구원, 국제행동인사이트연구소 부연구원, 하버드인터내셔널리뷰 필자, 댄스클럽인 하버드브레이커스 댄서 등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워싱턴 주 머킬티오 시 카미악고등학교로 유학 온 뒤 2009년 평화미국연구소가 주최한 ‘평화 에세이 콘테스트’에서 ‘문화 대학살’이라는 에세이로 1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와 같은 기숙사를 썼던 에드워드 조 씨(20)는 하버드크림슨에 “굳이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시험을 잘 봤을 똑똑한 친구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