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직위해제된 한동주 전 제주 서귀포시장은 그런 면에서 차라리 솔직했다고 해야 하나. 그는 고교 동문들의 송년회 자리에서 “우근민 현 제주도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면 나에게 서귀포시장직을 더 하라고 말했다”고 떠벌렸다. 고교 동문이라 모두 자기편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다른 경쟁 후보에게 줄 선 사람이 어찌 없겠는가. 그는 한술 더 떠 지방자치단체의 썩은 이면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자신을 도와줘야 할 이유로 서귀포시장을 더 해야 동문 공무원이 승진하고, 동문 사업가가 계약 하나라도 더 딸 수 있다고 했으니 말이다.
▷서귀포시장은 선출직이 아니고 도지사가 임명하는 자리다. 제주도가 2006년 특별자치도로 바뀐 이후의 변화다. 우 지사 측은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한 전 시장이 ‘자가발전’한 것이라며 억울해한다. 한 전 시장의 말처럼 두 사람 사이에 ‘내면적 거래’가 있었는지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이런 소동이 벌어지는 것을 보니 바야흐로 내년 6·4지방선거가 6개월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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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논설위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