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70만kW까지 급증땐 103만kW 부족당국, 5일부터 기업 등 강제절전 돌입
긴 장마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불볕더위와 열대야가 예상되면서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역대 최장 기간 지속된 장마가 6일 끝나고 지난 주 정점을 찍었던 여름휴가도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번 주 전력 수요는 최대 7870만 kW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역대 최대 전력 수요였던 올 1월 3일 7652만 kW를 220만 kW가량 넘어서는 사상 최대치다.
올여름에는 원자력발전소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사건으로 전력공급량이 크게 줄면서 전력대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원전 23기 가운데 정기점검 등으로 가동이 중단된 원전은 6기나 된다. 이번 주 최대 전력공급량은 지난겨울보다 300만 kW가량 적은 7767만 kW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자칫 103만 kW가량의 전력이 부족해 갑자기 모든 전력시스템이 정지되는 ‘블랙아웃(대정전)’ 사태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블랙아웃 사태를 막기 위해 5일부터 대기업과 백화점 등 전력 다소비업체의 전력사용량을 3∼15% 줄이도록 하는 강제절전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최대 전력 수요는 7870만 kW에서 7390만 kW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